사할린에서 동북아 청소년 평화미술전 <유라시아: 평화의 길로>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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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5월 20일 16시 50분


사할린의 유일한 우리말 신문인 “새고려신문”이 창간 65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평화와 통일을 노래하는 <유라시아: 평화의 길로> 미술전이 그것. 평화와 화해, 통일과 정체성을 테마로 한 아이들의 그림들을 모아 유즈노 사할린스크 소재 ‘안톤 체홉 미술박물관’에서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지구촌동포연대 후원으로 오는 6월 2일까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유화, 수채화, 드로잉, 한국화, 디자인 등 150여 점의 다양한 그림들을 남과 북 그리고 사할린과 재일 동포 학생들이 출품했다. 특히 남과 북 그리고 일본 총련계 ‘조선학교’ 학생들의 해외 공동 전시는 남북사회문화 교류사상 최초의 행사로서, 사할린 사회뿐만 아니라 재일 동포 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5월 13일 개막식에는 러시아 고려인 이주 150주년 및 새고려신문 창간 65주년의 기념 행사인 이번 전시회를 축하해 주기 위해 모인 300여 명의 관계자들과 관객들은 전시회의 취지와 출품 작품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 체홉 미술박물관 관장

- 체홉 미술박물관 관장

개막식에서 축사를 한 사할린문화기금의 왈레리 벨로노소브 부이사장은 이날 행사가 의미가 크다는 걸 강조하면서 아이들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평하며, 많은 어린 화가들이 미래를 지향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안톤 체홉 미술박물관의 안나 쥬크 관장은 작품들이 감동을 준다며 이 전시회가 우리를 통합시킨다고 했다. 또한 아이들의 눈에 비친 세계가 국경과 민족을 넘어 보편적인 가치인 선과 미래적 가치인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관련한 지속적인 교류 기획전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행사 주최자인 새고려신문의 배 윅토리아 사장은 이날 전시회를 개최하는데 협조해준 모든 기관과 관계자들에게 인사말을 하는 한편, 남과 북 그리고 재일동포와 사할린 동포들이 편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장소는 사할린뿐이란 점을 언급하였다. 이념적인 이유로 상호 왕래가 어려운 남과 북의 현실적 정세 속에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한 사할린이 유라시안 협력 체제에서 필요한 남과 북의 평화적 교류와 통일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날 개막 축하공연에서도 보여졌는데, 에트노스예술학교 민족학과 학생들이 북한의 부채춤과 남한의 설장구 공연을 통해 화해와 교류를 통한 평화의 내일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이번 행사의 기획자이자 후원단체인 ‘고려인이주 150주년 기념추진사업위원회’의 문화예술위원회 대표인 이철주 프로듀서는 "역사의 발전과 새 세대에 대한 희망은 늘 미래 세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하고 있다. 그래서 저는 동북아 청소년들이 꿈꾸고 있은 평화를 그려보고 싶었습니다"며 "평화를 지키는 공존과 공영의 비전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 결과가 오늘의 자리입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21세기 새로운 공생과 평화의 시대에 유라시아는 국경을 넘어 더불어 발전할 것이며, 이때 고려인과 재일 조선인 등 해외 동포 사회가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해주시리라 믿습니다“고 기대를 밝혔다.
북한의 경우 ‘평양학생소년궁전’ 소속 학생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평화와 민족성을 주제로 한 작품 27점을 출품했다. 나호드까 주재 북한 총영사관에서는, “총영사관은 해외동포 청소년 평화미술전시회가 동북 아시아의 평화와 우리 민족의 민족성을 살리며 조선과 러시아 두 나라의 청소년들의 이해와 친선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축전을 보내 주었다.

- 출품작 : 노인 / 진나선 (인천예고 3학년)

- 출품작 : 노인 / 진나선 (인천예고 3학년)

한국 측에서는 ‘인천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작품 30점이 출품되었다. 2014년 아시안 게임이 열리는 인천을 대표하는 인천예술고등학교 미술과에서 선정한 작품들이다.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실기교육을 통해 다져진 학생들의 높은 기량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 출품작 : 염원을 이루어줄 소년 / 장가나 (도쿄 조선제5초중급학교 중1)

- 출품작 : 염원을 이루어줄 소년 / 장가나 (도쿄 조선제5초중급학교 중1)

전시회에 참가한 총련계 조선학생들의 작품 48점은 ‘재일조선학생미술전람회’(학미전)의 입상작으로 구성이 되었다. 지난 40여 년간 일본 내 동포 사회의 최고 최대의 미술축제로 자리잡은 학미전에는, 해마다 1만점을 상회하는 조선학교 학생 작품들이 응모되고 있으며, 경쟁에서 입상한 우수 작품들은 도쿄, 오사카, 고베, 후쿠오카를 비롯한 일본의 주요 도시들에서 매년 순회전을 개최하고 있다. 순회전은 재일 동포사회의 소통의 장으로도 널리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일본 땅에서 민족성을 지키고 통일을 이야기하는 미술교육의 대표적인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환영사를 한 학미전 사무국의 성명미 가나가와현 소재 남부조선초급학교 미술교원은 "오늘 이처럼 훌륭한 전시장에서 사할린 시민들의 깊은 관심 속에서 이곳 청소년 학생들과 북남 조선의 학생들, 그리고 일본에서 나서 자라나는 우리 재일 조선 학생들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전시할 수 있어서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이 뜻 깊은 마당과 평화와 밝은 미래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뜨거운 마음들이 이역 땅 일본에서 대를 이어 민족의 얼을 꿋꿋이 지키고 이어나가는 우리 재일 동포들과 청소년 학생들에게 커다란 힘과 용기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감회를 토로했다.

- 출품작 : 자화상 / 한 알리나 (사할린 우글레고르스크시)

- 출품작 : 자화상 / 한 알리나 (사할린 우글레고르스크시)

사할린을 대표해서는 유즈노 사할린스크 소재 아니와.우글레고르스크 미술학교와 제9동양어문학교 학생들의 작품이 출품이 되었다. 사할린 학생들의 작품 선정을 주관한 사할린주 문화예술교육센터 옐레나 수다코와 관장 역시도 이번 전시회가 의미가 깊고, 특히 참여 학생들의 그림 수준이 상당히 높아 만족스럽다며, 동 기관에서 추진하는 국제평화미술제에서도 남과 북 그리고 재일 조선학생들의 작품을 초청할 것이라는 계획은 밝혔다.

한편 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맞아 설립된 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올 하반기에 열릴, 러시아 동포사를 현지 고려극장과 고려일보 등 주요 단체와 예술가들의 과거와 현재를 발굴 연구하여 보여주는 “황무지에서 지켜낸 민족혼” 특별전시를 공동 진행 중이다. 또 이철주 프로듀서는 2015년 해방 70주년을 맞이해 청소년이 아닌, 기성 미술가와 음악가들을 초청해 사할린에서 남과 북 그리고 해외가 함께 하는 ‘종전 및 평화페스티벌’(가칭)의 진행을 사할린 현지 관계자들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 사진제공: 새고려신문

<본 자료는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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