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마취안전 사각지대, 전문의 배치해 즉각 개선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7일 03시 00분


대한마취통증의학회 홍기혁 이사장
중소병원 출장마취 선호 현실
전문의 상주제로 바꿔 나가야

대한마취통증의학회 홍기혁 이사장
대한마취통증의학회 홍기혁 이사장
“마취과 전문의가 아닌 비전문의들의 마취 행위가 의료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점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마취는 작은 실수만으로 환자에게 치명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고도의 숙련 과정을 거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실시해야 합니다.”

홍기혁 대한마취통증의학회(www.anesthesia.or.kr) 이사장은 “수술환자의 마취 관련 사고는 잊을 만하면 다시 불거지는 사회적 문제”라며 “환자들도 마취를 누가 하는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인 홍 이사장은 30년 이상 의료현장에서 국민보건안전을 위해 헌신한 국내 마취의학의 권위자로 지난 2012년 제 40회 보건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 근정포장을 받았다.

실제로 대형 병원을 제외한 동네병원들은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구조적으로 마취 의료수가 자체가 낮기 때문에 마취과 의사를 고용하기 힘든 현실 때문. 중소형 병원들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두기 보다는 출장마취를 선호한다. 심지어 전문의 없이 마취를 시행하기도 한다. 국민의 대부분이 마취전문의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홍 이사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차등수가제 도입,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초빙료 현실화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특히 ‘감시하 마취관리(MAC) 제도’를 의무적으로 도입해 마취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MAC 제도는 마취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점검할 수 있도록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를 진료실에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홍 이사장은 “국내 의료법상 의사면허만 가지고 있어도 마취를 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지난해 9월부터 보건복지부가 어떤 수술에 어떤 의사가 들어가 마취를 시행했는지를 확실히 해 책임지게 하는 청구실명제를 시작했지만 이조차도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최근 ‘2022년 아시아·오세아니아 마취통증의학과 학술대회’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4년 주기로 순회 개최되고 있는 이 대회에는 전 세계 45개국 5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학회는 기대하고 있다.

조창래 기자 chl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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