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도 기능성 시대
등산-운동때 효과 경험한 뒤… 일상생활서 착용 점차 늘어
여성용은 4년새 매출비중 2배로… 옷맵시-통풍성 높인 제품 출시 늘어
직장인 배은욱 씨(34)는 최근 아버지에게 땀 흡수가 빠른 쿨맥스 소재의 팬티 3장을 선물했다. 이전까지 아버지가 갖고 있던 속옷은 면 소재의 흰색 삼각팬티와 역시 면으로 만든 펑퍼짐한 트렁크팬티가 전부였다. 등산을 하거나 무더운 날 야외로 나가면 땀 때문에 축축해져 ‘물수건’처럼 몸에 척척 달라붙곤 했다. 배 씨는 “아버지가 몸매가 드러나는 디자인 때문에 처음에는 어색해하셨지만 등산을 한 번 다녀온 후에는 외출할 때 그 속옷만 입으신다”고 말했다.
기능성 속옷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예전에는 일부 아웃도어 마니아만 구입하는 상품이었지만 이제는 배 씨 아버지처럼 보통의 중년층도 즐겨 찾는 일상용품으로 자리 잡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능성 속옷은 겨울철 내의 시장 위주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기능성 여름 속옷 신제품이 잇따라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여름철 기능성 속옷은 땀을 빠르게 흡수한 후 증발시켜 몸의 쾌적한 느낌을 유지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쿨맥스와 에어로쿨 같은 원단이 쓰인다. 일부 제품은 항균 기능도 있다. 기존의 면 속옷은 촉감이 부드럽고 땀을 잘 흡수하긴 하지만 빨아들인 수분을 그대로 머금고 있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이런 습기는 냄새와 곰팡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26일 롯데마트의 계절별 속옷 매출비중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5월 20일 전체 속옷 매출에서 기능성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을 넘어선 34.3%였다. 하절기 기능성 속옷의 경우 특히 여성들의 구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의 여성용 하절기 속옷 매출에서 2010년 10.4%였던 기능성 속옷의 비중은 올해 26.5%로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운동과 야외 활동을 즐기는 여성이 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성들은 여름철 노출과 옷맵시 때문에 속옷의 기능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현재 이런 소비자들을 겨냥한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미 ‘히트텍’으로 겨울 속옷 시장을 석권한 유니클로는 흡·방습 기능에 부드러운 감촉을 더한 여름 속옷인 ‘에어리즘’을 대대적으로 홍보 중이다. 롯데마트는 자체 속옷 브랜드(PB)인 베이직아이콘을 통해 쿨맥스 소재의 여성 삼각팬티를 동종 제품 절반 수준의 가격에 내놓았다. 여성 속옷 전문 업체인 비비안은 최근 스포츠 내의를 출시했다. 통풍이 잘되는 메시 소재를 사용했고 브래지어의 와이어를 없애는 등 활동하기 편하게 만들었다. 스포츠 브래지어이지만 컵 안쪽에 보조 패드를 넣을 수 있게 해 여성미를 살릴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속옷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겨울 속옷의 경우 기능성 제품의 비중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며 “조만간 여름 속옷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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