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돌아온 ‘성냥갑 아파트’ 주택경기 불붙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8일 03시 00분


경기불황에 판상형아파트 부활
통풍 잘되고 관리비 적어 경제적
실수요자들에게 다시 인기 끌어… 같은 단지 탑상형보다 값비싸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4차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4차
밋밋한 외형으로 한때 ‘성냥갑 아파트’로 불렸던 판상형 아파트가 부활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주택 수요자들이 실속을 따지면서 경제적이며 살기 편한 판상형 아파트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주상복합 아파트에 맞는 탑상형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과거에 흔했던 판상형 아파트가 요즘에는 오히려 보기 드물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판상형 비중을 높여 단지를 구성하는 등 수요자들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판상형 아파트의 귀환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몇 년 전까지 건설사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세련된 탑상형 아파트를 많이 지었다. 하지만 실제 탑상형 아파트에 살아본 주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공간이 불규칙해 ‘죽은 공간’이 많고 통풍과 환기가 잘 안 된다는 것이 주된 불만이다.

이에 반해 판상형 아파트는 공간 구조는 단순하지만 쾌적하고 관리비가 적게 드는 게 최대 장점. 가구의 앞뒤가 뚫려 있어 통풍과 환기가 잘된다. 각 동을 일자 구조로 세워 전 가구를 남향 배치할 수도 있어 채광이나 냉난방 효율이 뛰어나다. 건물 디자인을 위한 공용공간이 적어 전용면적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앞뒤로 발코니를 확장하면 집을 더 넓게 쓸 수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요구가 달라지고 있어 단지를 설계할 때 판상형 비중을 높이는 건설사가 많아졌다”며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동 간 거리를 늘리고 시원한 느낌이 들도록 조망권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상형을 선호하는 이가 늘다보니 판상형과 탑상형이 섞인 단지에서도 아파트 구조에 따라 값 차이가 난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5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월드컵파크 12단지의 판상형인 전용 84m² A형은 5억2000만 원, 탑상형인 84m² B형은 5억1000만 원에 거래됐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리풀e편한세상 아파트도 판상형인 59m² A형(7억1000만 원)이 탑상형인 59m² B형(6억6500만 원)보다 4500만 원이나 더 비싸다.

건설사도 판상형 아파트 늘려


건설사도 아파트를 신축하면서 판상형 비율을 높이는 추세다.

현대건설은 5월 경남 창원시 북면 감계지구 2블록 8로트에서 ‘감계 힐스테이트 4차’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25층 17개동 전용 59∼101m² 총 1665채로 이뤄진다. 전체 가구의 약 80%가 판상형으로 설계됐고, 모든 가구가 남향으로 배치된다. 앞서 분양한 1, 3차와 분양 예정인 2차까지 더하면 감계지구 내 ‘힐스테이트 타운’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금강주택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A39블록에 ‘금강펜테리움’을 분양하고 있다. 지하 1층∼지상 15층 13개동, 전용 60∼85m² 총 827채로 이뤄진다. 모두 판상형을 적용했고 중소형에는 독특하게 ‘4.5베이(방 3개와 거실, 알파룸 배치)’ 평면을 선보인다. 단지 앞쪽에 신리천과 수변공원이 있어 쾌적하다.

포스코건설은 경기 구리시 구리갈매보금자리지구 C2블록에서 ‘갈매 더샵 나인힐스’를 분양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25층 9개동에 전용 69∼84m² 총 857채로 조성된다. 모든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하고 약 90%가 판상형으로 설계됐다. 2017년 지하철 8호선 별내역이 연장될 예정이어서 대중교통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5월 경기 평택시 안중읍 송담택지지구 80-1블록에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27층 12개동에 전용 59∼84m² 총 952채로 이뤄진다. 전체 가구의 약 69%는 판상형으로 설계된다. 특히 전용 72m²와 84m²는 모두 판상형이다. 지상주차 공간을 줄여 어린이 놀이터 2곳, 주민운동시설 2곳, 중앙광장 등을 확보한 것도 특징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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