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한 지 최소 20년이 지난 이 세 가지 브랜드는 모두 빙그레가 만든 제품이다.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인기를 끄는 ‘메가 브랜드’를 세 가지나 보유한 셈.
빙그레는 이 같은 ‘장수 제품’들의 인기를 적극 활용해 국내 시장의 장기 불황을 극복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을 지속적으로 넓혀 나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도 자매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 식품 한류 맥을 잇는다
빙그레 제품은 특히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 2008년 처음 중국에 수출한 바나나맛 우유는 최근 2년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바나나맛 우유 중국 매출액만 2011년 15억 원에서 지난해 150억 원으로 급증했다. 그 덕분에 이 회사의 해외시장 매출액은 2011년 268억 원에서 지난해 517억 원으로 2년 사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약 2년 전부터 한국을 찾은 일본 연예인들이 바나나맛 우유를 마시는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인증’하면서 일본에서 인기도 오르고 있다. 2012년에는 국내 유제품 중 처음으로 바나나맛우유가 일본 편의점 진열대 오르기도 했다.
빙그레는 메로나 아이스크림의 선전도 기대하고 있다. 곧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에서 특히 메로나가 인기이기 때문. 우리 돈으로 2000원이 넘는 고가 제품인데도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나 지난해 브라질에서 메로나 매출액은 50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미주지역(1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 빙그레 측은 “월드컵을 계기로 브라질뿐만 아니라 남미 전체에서 메로나 매출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빙그레는 이런 인기를 기반으로 다양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바나나맛 우유를 개량한 ‘메론맛 우유’를 출시했다. 얼려 먹는 요구르트인 ‘얼려먹는 요거트’나 버블티처럼 과일 알갱이를 넣은 요구르트 ‘요플레 오프룻’도 이 같은 전략에 따라 나온 상품이다. ○ 영업이익률 8%로 높은 수준 유지
불황에 강한 ‘메가 브랜드’를 여러 개 갖춘 덕에 빙그레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8000억 원을 넘기는 등 지속적으로 실적이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은 8% 수준으로 다른 빙과·유제품 브랜드와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최근 빙그레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유제품 수입을 엄격히 제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우려할 만한 요소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올해부터 자국 평가기준을 통과한 유제품 업체에 한해서만 판매를 허용하는 ‘등록제’를 시행해 한국 기업들은 모두 등록이 보류됐다”며 “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중국 수출에 다소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2월 암모니아 가스 유출 사고가 났던 경기 남양주시 도농 공장이 완전히 복구되지 못한 점도 부담이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생산 차질로 아이스크림 일부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전환하면서 원가율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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