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운동할 때 흘리는 땀은 상쾌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땀이 잔뜩 묻은 티셔츠는 그렇지 않다.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옷이 몸에 달라붙거나, 몸에서 나온 열기가 식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불쾌함마저 느껴진다.
최근 아웃도어 업체들은 이런 불쾌함을 없애주는 다양한 기능의 여름용 아웃도어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몇몇 업체를 중심으로 ‘입고만 있어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는 ‘냉감(冷感)’ 제품이 속속 시판 중이다. 코오롱스포츠 네파 아이더 컬럼비아 라푸마 등 주요 업체들이 모두 최근 ‘냉감’을 강조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들의 효과는 어느 정도 되는 걸까. 기자는 냉감 효과가 있다는 티셔츠를 직접 입어 봤다. 기온이 섭씨 28도를 오르내렸던 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일대를 약 1시간 30분가량 걷거나 뛰면서 그 효과를 체험해 봤다.
기자가 입은 제품은 아이더가 여름을 맞아 지난달 새로 선보인 냉감 티셔츠 시리즈(아이스티)의 대표 제품인 ‘케이네온’이었다.
이 제품은 ‘버추얼 아이스 큐브’라는 물질을 입혀 만든 새로운 소재로 만들어졌다. ‘버추얼 아이스 큐브’는 냉감 효과를 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땀이나 수분과 접촉하면 큐브 속에 들어 있는 멘톨 성분이 시원한 느낌을 전해준다. 송제영 아이더 의류기획팀 과장은 “자체 실험을 했을 때 옷을 입은 사람이 얼얼한 느낌이 들 정도로 효과가 강해 일부러 강도를 조절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아이더는 이 효과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온도에 따라 큐브의 색깔이 변하도록 했다. 원래는 흰색에 가까웠던 것이 섭씨 31도가 넘으면 녹색으로, 섭씨 38도가 넘으면 아예 눈에 보이지 않도록 바뀌는 것이 눈에 띄었다.
기자가 티셔츠를 입고 30분 정도 돌아다니자 목과 등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행 신호를 기다리기 위해 안국동 사거리에 서 있을 때, 등 뒤로 바람이 불었다. 그러자 싸늘한 느낌이 등에 전해졌다. 옷을 입고 있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원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냉감 기능=체온 하강’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더 관계자는 “멘톨 껌을 씹을 때 입 안에서 시원함이 느껴지더라도 실제로 체온이 낮아지는 건 아닌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입지 않은 것처럼 얇고 가벼운 데다 통풍 기능이 뛰어나 흘러나온 땀을 빨리 흡수해 신속하게 건조시킨다. 여기에 ‘덤’으로 얹은 것이 냉감 기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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