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운영권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60년에 걸친 운영권 사업을 따내면 원전 건설사업을 능가하는 경제효과와 함께 청년들을 위한 좋은 해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UAE 방문 성과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조 사장은 1981년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원전사업기획단장, 에너지정책기획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을 지낸 에너지 전문가로 지난해 9월 한수원 사장에 취임했다.
조 사장은 지난달 19∼21일 박근혜 대통령의 UAE 방문 수행단으로 참여해 UAE 바라카 원전 1호기의 원자로 설치식에 참석했다. 한국이 2009년 수주한 UAE 원전 4기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완공되며 한수원은 이 원전들의 운영사업 계약을 놓고 UAE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이 UAE 원전 운영사업권을 갖게 되면 60년간 200억 달러(약 20조5000억 원)의 수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한수원이 2030년까지 1500명의 운영·정비 인력을 파견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운영권 수주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원전 시험성적서 위조 사태 이후에도 UAE와 원전 사업에 대한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세월호 참사로 안전 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그는 한수원이 원전 안전을 위한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주변의 해안 방벽을 10m 이상으로 높였고 이동형 발전차를 전국 원전본부에 모두 배치해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해도 원전을 안전하게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원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56가지 안전대책을 세워 1조1000억 원의 비용을 투자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사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동한 지 30년이 지나 연장운영 심사를 받고 있는 월성 1호기 등 노후 원전의 안전성 우려에 대해서는 “앞서 가동을 연장한 고리 1호기는 가동 후 10년간 일어난 고장이 전체 고장의 80%로, 오래됐다고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전은 수명을 연장하기 전에 안전에 막대한 설비투자를 한다”며 “국내 원전 고장건수는 1기당 연평균 0.26건으로 미국, 프랑스의 0.6건보다 낮지만 고장을 더욱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원전 시험성적서 위조 사태 직후 한수원 사장에 취임한 조 사장은 현재 강도 높은 한수원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본사 1급 간부의 절반가량을 교체하고 외부 인사를 대규모로 영입하는 등 ‘인사·조직·문화 3대 경영혁신’ 정책을 펴고 있다.
조 사장은 “항상 긴장감을 갖고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해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며 “원전 사태로 사기가 떨어진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독려하면서 공기업 정상화 정책에 앞장서 공공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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