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테트리스 게임 화면. 테트리스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게임 규칙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인터넷 화면 캡처
자려고 누웠는데 천장에서 블록이 차례로 내려오기 시작하고, 왼쪽 혹은 오른쪽 이리저리 쌓다가 긴 막대블록으로 쌓았던 벽돌을 한 방에 날리는 상상을 해본 분들이 많을 겁니다.
1984년 당시 소련 과학원(현 러시아 과학원)에서 태어난 게임 테트리스가 올해 30세가 됐습니다. 만국 공용 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끈 테트리스는 세계적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즐겼을 만한 게임입니다. 지금까지 휴대전화 버전 10억 개 이상, 컴퓨터 버전 7억 개 이상 팔린 게임이기도 합니다.
30년이란 시간 동안 테트리스는 인기만큼이나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낳았습니다. 테트리스를 소재로 한 연구도 많았는데 올해 초 영국 플리머스대 연구팀은 테트리스가 금연 금주 다이어트에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테트리스가 과거의 충격적 기억,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줄여준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약시를 교정해준다거나 청소년 두뇌를 발달시킨다는 등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좋은 내용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1990년대 초에는 테트리스가 미국 컴퓨터 개발자들이 본업에 소홀하도록 하기 위해 옛 소련 정보기관(KGB)이 고안한 ‘작전’이란 루머가 있기도 했고, ‘테트리스는 얻는 것 없이 화만 돋울 뿐이다’라는 부정적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단순하기 그지없는 블록 맞추기의 인기 비결을 알아내기 위한 노력도 많았습니다. 1990년대 중반 해외 한 게임 입문서에서는 테트리스의 인기 비결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습니다.
“일부 심리학자에 따르면 사람이 단기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숫자는 7가지다. 정사각형 4개의 조합으로 이뤄진 테트리스 블록 종류도 7개다. 이 때문에 누구나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테트리스는 많은 기록도 있습니다. 러시아의 한 우주인은 1993년 우주정거장 임무에 나서면서 테트리스 게임기를 가져갔습니다. ‘우주로 진출한 첫 번째 게임’인 셈입니다. 또 올해 미국에서는 대형건물 벽에 1400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달고 건물 벽을 화면 삼아 테트리스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테트리스는 지금도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테트리스는 앞으로 몇 살까지 살면서 ‘전설의 게임’으로 남게 될까요. 그 과정에서 생길 수많은 이야깃거리와 내용들이 미리부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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