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한국 시간) 오전 4시 알제리와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를 때 노심초사 밤을 지새우는 이들이 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 경기 영상을 국내 방송사로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KT국제통신운용센터 직원 320여 명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들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경기 영상을 접합니다. 원활한 영상 전송을 위해 월드컵이 개막한 이달 13일부터 10일째 밤낮 없는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지요.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 소식은 2만 km가 넘는 해저광케이블을 타고 한국 시청자들에게 전해집니다. 브라질 곳곳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 영상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월드컵 국제방송센터(IBC·International Broadcasting Center)로 모입니다. 이곳에 모인 영상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KT 해외거점시설을 거친 뒤 태평양을 건너 KT 해저중계국이 있는 부산에 도착합니다.
KT국제통신운용센터가 이 영상을 각 방송사로 보내고 방송사들은 여기에 자막, 컴퓨터그래픽 등을 입힌 뒤 국내에 전송합니다. 전송로가 막힐 경우를 대비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미국 뉴욕을 경유해 한국까지 이어지는 ‘우회로’도 마련돼 있습니다.
해저광케이블은 위성 중계 방식에 비해 고품질의 영상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약 3만2000km 상공에 떠 있는 위성을 통해 영상을 주고받기까지 약 5초가 걸리지만 해저광케이블을 이용하면 0.3초 만에 현지 영상을 한국에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운용센터 관계자는 “생중계라도 전송 및 각종 처리 등에 시간이 소요돼 한국 가정에서는 약 2초 이후에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저광케이블의 전송 속도는 초당 622메가비트(Mb)로 가정의 초고속 인터넷(초당 100메가비트)보다 6배나 빠릅니다. 또 해저광케이블은 위성과 달리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화면이 깨지거나 끊겨 중요한 장면을 놓쳐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울 일도 없습니다.
KT국제통신운용센터는 경기가 진행되지 않는 낮 시간에도 쉴 틈이 없답니다. 현지에서 국내 방송사들이 만든 각종 특집 프로그램을 전송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월드컵 소식을 접하고도 정작 경기는 재방송으로 즐긴다는 센터 직원들이야말로 월드컵의 숨은 공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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