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가치주+중소형주’ 펀드침체기를 통과하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길잃은 주식형 펀드,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 새해 초부터 금융투자 시장을 강타한 주가 급락, 원화가치 급등세와 남미 금융위기, 크로아티아, 태국, 이집트 정국 불안 등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글로벌 악재까지 글로벌 자본시장은 2014년 초에도 적지 않은 부침을 겪어 왔다.

예상외의 변수가 계속 터지면서 투자 수익률은 지난해 말 전망보다 다소 낮아졌다. 일부 증권사들은 코스피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동아일보가 이 같은 시장의 변화 양상을 정리해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펀드 투자수익률을 통해 상반기 시장을 정리했다. 》

주식형 펀드-진흙 속에서 진주 찾기

동아일보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올해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펀드 수익률을 정리한 결과 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국내·해외를 가리지 않고 모두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주식형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0.83%, 해외 주식형 펀드는 ―1.60%의 평균 수익률을 보인 것.

이 같은 상황에서도 가치주펀드나 배당주펀드는 좋은 수익률을 보였다. 2630개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신영밸류우선주펀드,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주펀드 등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7∼18%로 최상위권에 올랐다.

이 같은 주식형 펀드 침체기에 각 금융투자업체가 찾은 해법은 ‘가치주’와 ‘중소형주’다. SK증권에서도 가치투자 상품인 연초 이후 수익률이 6.10%에 이르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를 판매한다.

삼성자산운용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우량 중견기업을 직접 선별해 투자하는 삼성중소형Focus펀드는 역시 연초 후 수익률 8.35%를 기록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KTB리틀빅스타펀드 역시 올해 4월 설정 이후 수익률이 4.52%로 비슷한 기간 시장 평균 대비 1%포인트 이상 높다.

독특한 투자 기법을 살린 펀드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증권이 판매하는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펀드는 국내 우량기업 우선주와 배당주를 보유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초과 수익을 확보하는 ‘커버드 콜’ 전략을 활용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이 18.94%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2배 이상 웃돌았다.

하이투자증권의 하이코리아적극성장형펀드는 경기가 활황일 때는 성장주와 경기 민감주에, 경기가 둔화될 때는 중소형주와 가치주에 투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쓴다. 1년 수익률이 10.94%를 기록했다.

채권형·혼합형·롱숏은 안정적으로 수익

반면 채권형 펀드나 채권·주식 혼합형 펀드들은 평균 수익률이 1∼2%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형 펀드가 주식형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내면서 고위험 고수익 채권(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피델리티유럽하이일드채권펀드는 유럽에 본사를 두고 사업을 하는 투자적격등급 이하 고수익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회사 측은 “유로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이 6.12%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HMC투자증권에서는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고배당주 채권에 투자하는 프랭클린미국인컴채권형펀드를 올해 상반기 주목할 상품으로 꼽았다. 회사 측이 밝힌 연초 후 수익률은 7.53% 수준이다.

KB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KB코리아롱숏펀드도 연초 후 수익률이 4.21%를 기록하며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국공채와 AA등급 이상 회사채에 자산의 45%를 투자하고 국내 주식은 롱숏 전략을 활용해 손실을 줄이는 기법을 썼다.

원자재 펀드와 파생상품도 강세

아예 주식 펀드가 아닌 원자재 펀드에 주력하거나 랩어카운트나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같은 파생상품을 운용해 높은 수익을 올린 회사도 많다.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고 한화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이 판매하는 한화에너지인프라 마스터합자회사(MLP)펀드는 미국 셰일가스 채굴에 쓰이는 인프라에 투자하는 펀드다.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어나면서 이 펀드가 올해 1월 설정된 후 수익률은 20.6%를 기록했다.

신영증권은 강점인 가치투자 기법을 계속 강조하되 펀드가 아닌 랩어카운트 상품 신영가치투자형랩을 상반기 최고 인기 상품으로 꼽았다. 저평가 가치주 10개 안팎의 종목에 집중 투자해 1년 평균 52.03%의 수익률을 냈다.

삼성증권에서는 5개 안팎의 ELS에 분산 투자해 투자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인 상품인 자문형ELS랩을 상반기 주력 상품으로 선정하고 판매했다. 회사 측은 “가치투자로 좋은 성과를 내 온 VIP투자자문이 ELS 기초자산을 선정하고 삼성증권 운용팀이 이를 운용해 연평균 8%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투자자들이 조기 상환 받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인 ‘첫스텝 85 지수형 ELS’를 판매해 많은 투자자를 모았다. 첫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 가격을 최초 기준가격의 85%로 경쟁 상품보다 낮게 설정해 조기상환 확률을 경쟁 상품 대비 2배 가까이 높은 76%로 끌어올린 상품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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