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없는 건설사 일군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
1975년 맨손창업… 부산·경남 4만5000여 채 공급
《 “그 회사에 방문하면 두 가지에 놀란다. 흥망이 빈번한 시대에 창업 이래 39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고, 부동산 불황에도 미분양이 없는 건설사라는 사실에 또한번 놀란다.” 부산지역 최대 주택건설사인 ㈜동원개발(www.dongwonapt.co.kr)을 아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부산 범일동의 한 소박한 오피스텔 8층 한쪽에 마련된 장복만(72) ㈜동원개발 회장의 집무실에 들어서면 수많은 감사패와 상장들이 이런 말이 사실임을 확인시켜 준다. 23년 전에 사옥으로 분양받은 20평 남짓의 집무실 곳곳에 검소와 근면으로 살아온 오랜 연륜의 흔적들이 있다. 오래된 책상 위에는 아파트 설계 도면과 신문 스크랩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10여 개 계열사에서 300여 명의 직원들을 거느리고 연매출 7000억여 원을 올리는 기업 회장의 집무실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외형보다 내실, 체면보다는 실속을 중시하는 장 회장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
내년 주택사업 40주년을 맞는 이 회사는 지역 내에서 아파트 분양률이 최고 높은 건설사로 유명하다. 모든 분양 현장을 통틀어 평균 분양률이 98%가 넘는다. 부채비율도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은 42%(2013년 말 기준)다. 좀 괜찮다하는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은 150∼200% 수준. 신용평가기관들이 매기는 회사 신용도는 ‘더블 에이(AA)’다. 현재 동원개발은 주택건설업을 기반으로 레저, 의료, 신재생에너지 사업까지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뢰와 근면’의 아이콘… ‘명가’의 자존심
1942년 경남 통영의 광도면 안정리 중촌마을. 가난한 어촌마을이 장 회장의 고향이다. 아홉 살에 친모를 여의고 팍팍해진 살림살이, 상고 졸업이 전부인 학력…. 뼈 빠지게 노력해도 도무지 헤어날 길 없는 가난 따위가 그에게 주어진 자산의 전부였다. 고교(통영상고) 졸업 후 무작정 부산에 왔다. 방황 끝에 자원입대를 했고, 그곳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났다. 오완수 현 대한제강 회장이다. 제대 후 군 동기 오 회장의 부친이 경영하던 철물 도소매 업체 대한상사 점원으로 취직했다. 그는 입사 2년 만에 점원에서 경리계장으로 승진할 정도로 업무에 특출났다. 이곳에서 7년간 경험을 쌓고 1971년 철재상을 개업했다. 철근 등 건축자재를 팔던 그는 납기와 결제를 칼같이 지키는 ‘신용 있는 장 사장’으로 통했다. 1975년에는 건축자재를 거래하던 주택업자의 권유로 주택사업에 손을 댔다. ㈜동원개발의 모습이 갖춰져 가는 시기였다.
“무슨 일을 하든 꾀부리는 버릇이 없이 전심전력을 다했습니다. 철물 배달 시절에도 최고의 배달꾼이 되기 위한 요령과 기술을 익혔으며, 주위의 신뢰를 얻었지요. 부산과 경남을 대표하는 주택건설 업체를 일군 것도 그래서 가능했습니다.”
신뢰와 근면은 그와 평생을 함께했다. 그리고 시련과 이에 맞서는 열정과 도전이 있었다. 장 회장이 뿌린 씨앗은 눈물과 땀, 열정과 꿈을 먹고 마침내 부산지역 대표 건설사로 성장했다.
“분양이 될 곳에서만 아파트 사업을 벌입니다. 철저한 사전 검토로 ‘되는 자리’만 선택하지요. 사업성이 높아 보여도 리스크가 있는 곳은 피합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 원칙도 고수하고 있어요. 이 원칙이 생존과 성장의 비결이 됐습니다.”
40년 동안 약 4만5000채를 분양한 ㈜동원개발은 올해도 분양 열풍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2014년 9월 예정)에는 울산, 양산, 부산지역에 ㈜동원개발의 프리미엄 아파트인 ‘동원로얄듀크’를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먼저 울산 울주군에 625채 분양 예정인 ‘울산 문수산 동원로얄듀크’는 부산과 울산을 잇는 고속도로와 우수한 학군이 강점이다. 근교에 문수산이 있어 자연과 어우러진 최고의 친환경 입지라는 평가다. 이 외에도 울산 혁신도시 복합용지에 아파트, 오피스텔, 대형 테마형 상가 등 총사업비 약 5000억 규모의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양산 물금신도시에도 약 555채의 분양계획을 마쳤다. ‘양산신도시 3차 동원로얄듀크’는 도보 5분 거리에 남양산역이 위치해 있으며 부산대병원 등 주변 편의시설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한 건폐율 11.6%, 남향형 배치로 전 가구가 만족할 만한 쾌적한 주거공간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특히 ㈜동원개발 40년의 기술이 총망라된 수영구 민락동의 ‘센텀비스타동원’은 산과 바다 조망이 가능한 뛰어난 주거환경이 부각되면서 최고 46 대 1의 청약 경쟁률, 1순위 마감이라는 성공적인 분양을 이루어냈다. ㈜동원개발은 추가적으로 ‘센텀비스타동원’ 바로 옆에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405채를 수주하여 조합분양분을 제외한 198채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사재 털어 중고교 대학 운영… “사람이 미래”
3시간 남짓 이어진 인터뷰에서 장 회장의 ‘교육·장학사업’으로 이야기가 옮겨갔다. 그는 줄곧 사회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회의 행복에 보탬이 되는 가치 있는 교육 사업, 이것이 그가 오랜 고민 끝에 찾은 기업의 목표다.
교육 사업은 1994년 동원교육재단을 설립해 양산대(현 동원과학기술대)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동원중고등학교, 동원문화장학재단을 통해 다양한 교육문화사업과 장학 사업을 실천하고 있다. 기업에서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시킨다는 신념으로 가정환경이 어려운 경남 도내 중·고·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인적자원 육성과
경남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지난 24일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열린 '2013년도 국민교육발전 유공 정부 포상자'에 대한 포상 전수식에서
국민교육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동원개발이 그동안 재단 설립 등 사회공헌 활동에 내놓은 돈은 830억 원이 넘는다. 지난해 8월 교명을 변경한 동원과학기술대는 항공정비학과를 신설하는 등 지역의 기술 중심 학교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들입니다. 쾌적한 면학 분위기를 제공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이지요.” 장 회장은 조급하게 추진하지 않고 하나씩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인재 양성과 관련해서 ‘교정’을 하는 분재형보다는 ‘육성’을 하는 채소형이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1등 기업에 대한 관점은 누구나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곧 미래인 우리나라에서 기업 이윤보다는 인재 양성에 더 투자하는 것은 분명 뜻깊은 일이다.
그는 지금까지 40여 년이 넘는 현장경험을 통해 기업은 야망이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이끌어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경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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