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켓 월드컵’ 쏠린 25억명 눈을 사로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스포츠 마케팅 3.0시대]<3>LG전자의 지역 특화전략

LG전자는 지역별로 특성화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친다. 인도를 중심으로 한 서남아 시장과 오세아니아 시장은 크리켓을 앞세우고(왼쪽 
사진), 유럽에선 손흥민(오른쪽 사진 왼쪽)이 소속된 독일 명문 프로축구팀인 바이엘 레버쿠젠을 후원한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지역별로 특성화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친다. 인도를 중심으로 한 서남아 시장과 오세아니아 시장은 크리켓을 앞세우고(왼쪽 사진), 유럽에선 손흥민(오른쪽 사진 왼쪽)이 소속된 독일 명문 프로축구팀인 바이엘 레버쿠젠을 후원한다. LG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이미지’, 현대·기아자동차가 ‘축구’라면 LG전자 스포츠 마케팅의 키워드는 ‘지역’이다.”

22일 국내 대형광고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이렇게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올림픽을 중심으로 각종 슈퍼스타급 운동선수(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와 세계적인 명문팀(브라질 축구대표팀 등)을, 현대·기아차가 월드컵을 포함해 각종 축구 이벤트를 자사 스포츠 마케팅의 핵심 도구로 활용한다면 LG전자는 주요 시장별로 특화된 전략을 쓴다는 것이다.

실제 LG전자의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에는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대형 이벤트가 없다. 그 대신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시장에 따라 각각 다른 스포츠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한국 기업 중 드물게 크리켓을 집중 후원하고 있다는 것. 크리켓은 LG전자의 국제 스포츠 마케팅 역사나 다름없다. 1999년부터 세계크리켓협회(ICC)의 글로벌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켓은 인도, 파키스탄, 영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월드컵 대회는 시청자 수가 25억 명을 넘을 정도다. 특히 아시아(인도), 남아공(아프리카), 오세아니아처럼 성장이 두드러지는 시장을 동시에 커버할 수 있다는 게 크리켓 마케팅의 장점으로 꼽힌다.

북미지역의 경우 LG전자는 메이저리그 유명 팀과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후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G전자가 후원하는 메이저리그 팀은 류현진과 추신수가 주전선수로 활동 중인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다. 특히 LA 다저스의 경우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의 외야 펜스, 2층 발광다이오드(LED) 광고판 등에서 브랜드를 노출하고 있고, 경기장 내 공식 기자회견 장소를 ‘LG 미디어룸’으로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류현진과 추신수가 두 팀의 스타급 선수인 것을 감안해 ‘한류 콘텐츠’를 스포츠 마케팅에 결합시킬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도 한류에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를 활용한 스포츠 마케팅에서도 한류 콘텐츠 비중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9월부터 후원하고 있는 NCAA의 경우 한국 기업 중 LG전자가 첫 번째 스폰서다. LG전자는 NCAA가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에 있다는 것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대학리그이기 때문에 후원 그 자체에 사회공헌 성격이 담겨 있고, 젊은 이미지 구축과 휴먼 스토리 발굴도 일반적인 프로리그보다 용이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LG전자가 주요 시장별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는 데 대해 구심점이 없다는 뜻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영향력이 어느 정도 확실히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면 단순한 로고와 제품 노출보다는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와 독특한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형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브랜드PR)는 “LG전자가 프리미엄 이미지, 다른 기업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지향한다면 더욱 파괴력 있는 대회와 최상위권 스포츠팀을 후원하고, 월드스타급 선수를 모델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크리켓#삼성전자#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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