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사업자 다루는 4가지 방법
① 플랫폼 완벽해야 한다는점 이용 ② 타업체와 차별행위 밝혀내 압력
③ 대안플랫폼 만들어 협상력 제고 ④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방법 모색
거의 모든 소매업체들이 구글을 중개상으로 활용한다. 제조업체 중에 아마존에 상품을 올리지 않은 곳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플랫폼은 분명 긍정적인 면을 가진다. 소비자는 필요한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업은 좀 더 많은 소비자에게 노출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긍정적인 기능에서 창출되는 가치 중에 플랫폼이 가져가는 몫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플랫폼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는 비싸다. 대부분의 시장은 독점적인 플랫폼 한두 개에 의존하기 때문에 경쟁을 통해 비용이 낮아질 수도 없다. 어떻게 하면 기업들이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에 맞서서 제 몫을 찾을 수 있을까?
첫째, 플랫폼이 완벽해야 한다는 점을 이용한다. 항공권 검색 사이트 카약이 등장해 지배력을 확장했을 때 아메리칸항공이 대응했던 방법을 생각해 보라. 아메리칸항공은 뉴욕발 로스앤젤레스 노선과 같은 주요 노선에서 가장 많은 비행기를 운항하는 항공사다. 이 도시들을 오가는 소비자에게서 신뢰를 얻으려면 카약의 서비스에는 아메리칸항공이 반드시 포함돼야 했다. 즉 아메리칸항공에 카약이 필요한 것보다 카약에 아메리칸항공이 필요한 정도가 더 컸다. 이 점을 간파한 아메리칸항공은 카약과 우세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었다.
둘째, 플랫폼의 차별 행위를 밝혀낸다. 2009년 구글이 온라인 생활정보업체 옐프를 인수하려 했다가 가격이 맞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옐프가 구글 검색 결과에 나타나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옐프는 구글이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의심했다. 웹 측정 서비스업체에서 수집한 데이터가 옐프의 의심을 뒷받침했다. 소비자들이 이 사실을 알아채면서 구글에 ‘옐프’를 덧붙여 검색하는 횟수가 50%나 증가했다. 예를 들어 음식점 ‘리알토’를 검색했는데 옐프 링크가 생기지 않으면 ‘리알토 옐프’라고 검색하는 것이다. 결국 옐프가 제기한 불만과 규제당국의 조사, 이용자들의 반격 가능성에 밀려 구글은 기존 방침에서 손을 뗐다.
셋째, 대안 플랫폼을 만든다. 여러 플랫폼이 경쟁하면 기업들의 협상력이 커질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극장 체인인 리걸 엔터테인먼트의 사례를 보자. 2000년대 초반 경쟁사 무비티켓이 전화 및 온라인 티켓 판매 부문에서 승승장구하자 리걸은 다른 극장 체인들과 연합해 영화 포털 판당고를 설립했다. 이들은 힘을 합쳐 무비티켓의 독주를 막았고 결국 판당고는 무비티켓의 규모를 뛰어넘었다.
넷째, 직접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직접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판매자가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푸들러나 그럽허브와 같은 포털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은 이미 그 음식점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음식점에 직접 주문을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면 이들은 굳이 플랫폼을 통할 이유가 없다. 온라인 주문에 필요한 기능, 즉 메뉴를 보여주고, 품목을 선택하고, 주문을 보내고, 결제를 하는 정도는 간단한 정보기술(IT) 역량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규모뿐 아니라 서비스나 가격 구조, 이용자 관리 면에서 훨씬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에 맞서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대항하려는 시도를 계속하지 않으면 불리한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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