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發 구조조정 급물살
“ICT에 집중하려 非통신부문 매각… 현금 확보 통해 통신 경쟁력 제고”
KT가 계열사인 KT렌탈과 KT캐피탈을 매각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KT 계열사 가운데 ‘알짜’ 계열사에 해당하는 두 회사가 매물로 나온 것을 시작으로 황창규 회장발(發) 계열사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KT는 27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사업자로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조만간 매각 추진을 위한 자문사를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매각이 성사되면 KT가 상당한 자금을 확보해 통신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렌탈과 KT캐피탈은 56개에 이르는 KT 계열사 중 우량 회사로 통한다. KT렌탈은 금호렌터카를 합병한 뒤 현재 국내 렌터카 업계 1위다. 지난해 매출은 8852억 원, 영업이익은 970억 원이다. 직원 수는 1084명, 자산 규모는 2조1800억 원에 이른다.
리스·할부금융 사업 등을 전개해 온 KT캐피탈 역시 지난해 매출 2202억 원, 영업이익 470억 원을 올린 회사로 자산 규모가 2조8395억 원이다.
두 계열사 모두 황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 온 “통신 기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는 거리가 먼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두 계열사는 통신 사업과 연관이 적으면서도 매각이 비교적 수월해 빠른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선 매각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을 시작으로 KT의 계열사 통폐합이 빠르게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황 회장은 취임 이후 “와서 보니 KT 계열사가 상당히 많다”며 “경쟁력이 나오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정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 관계자는 “이석채 전 회장 시절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계속되며 계열사 수가 56개로 급증했다”며 “직원들조차 서류를 찾아보지 않으면 그 이름과 사업 영역을 알 수 없을 정도라 조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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