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사업장에서 만난 이 회사 관계자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회사의 안전 시스템에 의미 있는 변화가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SK하이닉스는 오래전부터 각종 사고에 대비해 체계적인 안전 시스템을 갖춰 온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대표 기업. 이런 회사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재점검에 들어가 새로운 조치를 취한 것이다. ○ 방송 시스템과 직원 책임의식 강화
최근 SK하이닉스는 ‘안전사고 방송 시스템’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이 회사 주요 시설마다 화재를 비롯한 각종 사고를 알리는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 전에는 한 달에 한 번 스피커의 음질, 음량 등을 점검해 왔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뒤에는 매주 스피커의 작동 상태를 확인한다. ‘제대로 방송만 했어도 희생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란 교훈을 그대로 현장에 적용한 것이다. 정정희 환경안전팀 선임은 “일단 문제가 터지면 최대한 신속하게 ‘대피하라’는 메시지를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리더급 직원들에게는 안전사고 관련 책임의식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부터 사업장의 안전사고 상황을 대비·대응하는 중앙방재센터에 야간, 주말 당직 근무자로 팀장과 파트장급 직원들을 배치하고 있다. 전에는 중앙방재센터 직원들만 당직 근무를 해 왔다. 이처럼 근무 체계를 바꾼 이유는 리더급 직원들의 안전의식과 책임감을 높이기 위한 것.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올해 도입한 시간·장소·사고 종류 등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불시에 진행되는 종합훈련도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 협력사와 지역사회에도 안전교육 진행
직원 대상 안전교육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시, 충북 청주시, 중국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에 있는 사업장에서 모두 ‘ESH(환경·안전·보건) 체험관’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반도체 공장 내부를 축소·재현한 시설이 있어 반도체 공장 근무자가 숙지해야 할 안전 수칙부터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대응까지 종합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임금묵 이천안전팀장은 “공장에서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사고 대부분은 이미 갖춰진 대응 시설만으로 초기에 해결 가능하다”며 “임직원 교육 과정에서 사고 대응 시설의 사용 방법을 집중적으로 강조한다”고 말했다
ESH 체험관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심장마비와 실내 화재 발생 같은 응급상황에 대한 교육도 진행된다. 연간 5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이런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여기에 협력사 임직원과 지역사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것까지 더하면 안전교육 수료자는 더욱 많아진다.
임 팀장은 “회사의 안전 수준을 전체적으로 높이려면 구성원은 물론이고 협력사와 지역사회 같은 파트너들의 안전의식 제고도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안전교육 시설을 더욱 확충하고 안전교육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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