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생필품도 온라인 쇼핑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0일 03시 00분


오픈마켓 ‘빅3’ 상반기 히트상품… 쌀-과일-화장지 10위권 첫 진입
“스마트폰 영향으로 구입 편해져… 업계 배송능력 향상도 한몫”

결혼 5년 차 주부 최혜진 씨(37)는 매일 퇴근길 40분 동안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잠깐 뉴스를 본 뒤 나머지 시간은 주로 온라인 쇼핑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물건을 사는 데 쓴다.

매일 모바일 쇼핑을 한다고 하니 쇼핑에 중독된 게 아닐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최 씨가 주로 사는 것은 자녀의 기저귀와 분유, 세제와 화장지 등이다. 요즘에는 종종 현미와 건어물도 구매한다. 마치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을 찾아 장을 보는 것처럼 모바일 쇼핑을 하는 것이다. 최 씨는 “요즘에는 생필품이나 식재료도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받아보는 것이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최 씨처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상품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온라인 몰에서 잘 팔리는 상품들의 변화를 보면 드러난다. 동아일보는 오픈마켓형 온라인 쇼핑몰 빅3 업체인 옥션 G마켓 11번가의 올해 상반기 히트 상품을 살펴봤다.

G마켓에서 1월부터 6월 15일까지 판매량을 기준으로 상품의 순위를 보면 과일이 4위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과일은 판매량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과일의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은 54%로 10위 안의 상품 중 가장 크다. 과일 다음으로 증가 폭이 큰 것은 화장지·각티슈·키친타월(31%)이다. 화장지 상품의 판매량 순위는 9위로 과일과 함께 10위 안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11번가의 히트상품(1월 1일∼6월 24일)에는 쌀·잡곡이 8위에 올랐다. 쌀·잡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0위 안에 없었다. 쌀까지 온라인으로 사 먹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온라인 쇼핑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1번가의 1월 1일∼5월 22일 매출을 보면 쌀을 비롯한 신선식품(축산·수산·농산품)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175% 상승했다.

옥션의 1월 1일∼6월 18일 매출 순위에서도 식품의 강세는 나타난다. 매출 순위 2위는 음료·과자·가공식품, 3위는 쌀·과일·농수축산물이었다.

이처럼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상품이 범용상품으로 확대된 데는 스마트폰의 영향이 크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어디서나 편하게 물건을 사기 시작했다. 그만큼 온라인 쇼핑도 친숙해졌다.

과거 컴퓨터 화면 속 웹사이트에서 가격을 비교하며 의류 등 특정 브랜드의 상품을 사던 모습에서 진화한 것이다. 이승일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온라인을 통한 범용상품 소비가 늘어난 것은 업체가 상품을 공급하고 배송하는 능력 역시 향상됐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는 모바일을 통해 수시로 모든 상품을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생필품#온라인 쇼핑#오픈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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