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베네수엘라서 5조원 수주… 국내업계 상반기 해외수주 사상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일 03시 00분


2013년보다 21% 늘어 38조 규모 달해, 중동이 66% 차지… 중앙亞실적 기대

‘잭팟이 터졌다!’

올해 들어 국내 건설사 중 해외수주 실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에 30일 또 한 번 ‘승전고’가 울렸다. 29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가 발주한 48억3674만 달러(약 4조9000억 원) 규모의 푸에르토라크루스 정유공장 확장 및 설비개선 공사를 따낸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중국의 위슨엔지니어링과 함께 수주한 이 프로젝트에서 현대건설의 지분은 72%(약 3조5000억 원). 현대건설이 올해 수주한 물량 중 최대 규모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계는 올 상반기(1∼6월)에 해외진출 역사상 최대 성과를 일궈냈다. 상반기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액은 375억 달러(약 37조9424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5%나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수주목표인 700억 달러 달성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대우건설이 2월에 한국 건설업체 중 최단 기간에 누적 해외수주 실적 500억 달러(약 50조5900억 원)를 돌파하는 등 업체별 최고 기록도 잇따라 수립됐다.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이 대폭 개선된 데에는 건설업체들이 국내 기업 간 컨소시엄, 또는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형 프로젝트를 공동 수주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국토부는 분석했다. 올해 초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함께 손을 잡고 이라크에서 60억4000만 달러 규모의 ‘카르발라 정유공장 사업’을 따낸 바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효과로 해외 건설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중앙아시아에서도 수주가 잇따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한 박 대통령은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칸딤 가스전 개발사업 등 현지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총 사업비가 40억 달러 규모인 칸딤 가스전 개발사업은 3월에 현대엔지니어링이 주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현지 정부의 승인이 늦어져 본계약이 지연돼 왔다. 20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과 투르크메니스탄 국영석유공사가 약 50억 달러 규모의 석유·가스 플랜트 시설을 짓는 사업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가전략사업의 경우 해당 국가의 정부 예산이 대거 투입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힘을 실어주면 신뢰성 확보 측면에서 큰 힘이 된다”며 “이번 대통령 방문으로 향후 이 지역 수주가 한층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의 상반기 수주액이 247억4000만 달러로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아시아가 62억1000만 달러(17%)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 아시아(41.3%)가 중동(34.7%)의 비중을 앞질렀다가 다시 역전된 것이다. 다만 내전 등 불안 요소가 많은 중동 편중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부 역시 이라크 내전이 장기화되고 중동 전역으로 그 영향이 파급되면 수주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김현진 bright@donga.com·김준일 기자
#현대건설#베네수엘라#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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