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국내 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2년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다. 늘어나는 모바일 기기 수요 속에 부쩍 커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주요 업체들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세계 반도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합계는 48.0%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합계는 2012년 2분기(4∼6월)에 54.3%까지 치솟은 이후 줄곧 50%를 넘어왔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20억8400만 달러의 매출로 시장점유율 1위(37.4%)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38.0%, 전년 동기(38.5%)에 비해서는 점유율이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 도시바는 31.9%(17억7800만 달러)로 삼성과의 격차를 5.5%포인트로 줄이며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5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자 중국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 생산물량이 반영되면 삼성전자가 도시바와의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전 분기(18.3%)보다 1.8%포인트 높은 20.1%(11억2100만 달러)로 점유율을 늘리며 3위에 올랐다. 4위인 SK하이닉스는 10.6%(5억9200만 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2.4%포인트 낮아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화재 피해를 봤던 중국 우시(無錫) 공장이 정상화됨에 따라 전략적으로 D램에 집중한 데다 낸드플래시는 계절적 수요 약세가 있어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줄었다”며 “2분기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는 고속 보조기억장치 시장의 성장에 따라 낸드플래시 수요도 전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인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특징 때문에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 등 모바일 기기에 널리 쓰인다. 최근 모바일 기기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낸드플래시 시장도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42%에서 2017년 56%로 늘어 D램을 능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최초로 3차원(3D) 수직적층 방식의 V낸드플래시를 탑재한 소비자용 SSD를 공개했다. 지난해 기업 서버용 V낸드 SSD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소비자 시장에도 진출해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다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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