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 문어 ‘파울’을 기억하십니까. 독일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 내 수족관에서 살았던 파울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독일 국가대표팀의 전 경기 승패를 100% 예측해 화제가 됐던 문어입니다.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투명한 통 2개에 경기를 앞둔 국가의 국기를 붙이고 홍합을 넣습니다. 파울이 먼저 홍합을 먹는 쪽이 이기는 팀입니다. 파울은 홍합을 보고도 1시간 동안 ‘고민’을 하다 선택하기도 해 ‘파울 예언’에 대한 믿음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앵무새 코끼리 원숭이 등 수많은 동물이 ‘제2의 파울’을 꿈꾸며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제2의 파울은 동물이 아닌 인간이 만든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주인공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입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I/O) 마지막 날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의 미래 예측(Predicting the future with the Google Cloud Platform)’이란 세션이 열렸습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일종의 통계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구글은 브라질 월드컵 16강에 오른 팀들의 승패를 예측했습니다. 미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예상하자 자리에 있던 미국 개발자 및 관계자들이 아쉬움이 담긴 야유를 퍼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구글의 예상은 모두 들어맞았습니다.
구글은 스포츠데이터업체 옵타스포츠가 수년간 쌓아온 국가별 프로축구 경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습니다. 출전 선수들의 실력도 모두 데이터화했습니다. 경기장을 찾은 자국 팬 수, 국가별 대표팀 지원 현황 등도 추가했습니다.
2일(현지 시간) 구글은 클라우드 플랫폼 공식 블로그에 4강 진출 국가를 예측했습니다. 브라질(71%), 프랑스(69%), 네덜란드(68%), 아르헨티나(81%)였습니다. 구글은 “4강 경기가 모두 끝나면 우리가 하는 일을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문어 파울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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