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통합 논의할 시점 됐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공개 발언
외환은행 노조 강력 반발이 변수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 됐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움직임이 예정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은 3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두 은행의 은행장, 이사회와 충분한 협의를 해야 하지만 이제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2년 하나금융이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은 국내 금융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두 은행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은행 간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지 않자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통계시스템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1년 9조5000억 원이던 한국 은행업계의 전체 순이익은 2013년에 절반 이하인 4조 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외환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2011년 1조622억 원에서 2013년에 3600억 원으로 77.8% 감소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수익은 계속해서 줄어드는데 판매관리비는 늘어나 이대로 가다가는 두 은행 모두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며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저축은행에 대한 부실투자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것도 김 회장이 합병 카드를 꺼낸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김 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지만 연임이 불가능해진 만큼 리더십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합병 논의에 따라 김 행장 이후에는 두 은행의 통합 행장이 임명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 회장은 “(거취 문제는) 김 행장 본인이 판단해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 확대를 위해 통합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김 회장이 이런 구상을 실현하려면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 이미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합병을 놓고도 외환은행 노조는 독립경영 합의를 지키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 회장은 “독립경영의 취지는 고용 유지와 경영 지속을 위해서였는데, 경영 악화로 고용 유지가 불가능해지면 의미가 없다”며 “형식과 실질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인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2일 하나금융타운 조성을 위한 사업협약과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총 사업비 7300억 원이 투입된 하나금융타운은 청라국제도시 24만여 m²에 금융그룹 본부, 통합 콜센터, 금융지원센터 등 업무시설과 연구개발센터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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