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기술로 싱싱함 오래 유지 “장마철 과일-채소 가격 걱정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9일 03시 00분


이마트 ‘CA 저장소’ 공개

8일 경기 이천시 이마트 후레쉬센터 CA 저장소 앞에서 직원들이 수박 당도를 체크하고 있다. 저장소 안은 농작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공기 중 산소 농도를 2%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 저장소 안에 들어가려면 산소 호흡기를 착용해야 한다. 이마트 제공
8일 경기 이천시 이마트 후레쉬센터 CA 저장소 앞에서 직원들이 수박 당도를 체크하고 있다. 저장소 안은 농작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공기 중 산소 농도를 2%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 저장소 안에 들어가려면 산소 호흡기를 착용해야 한다. 이마트 제공
“장마 때면 수박 값이 훌쩍 오르는 데다 당도가 떨어지는 물량이 늘어 골치였지요. 이제는 태풍 ‘너구리’가 올라와도 걱정 없습니다.”

8일 경기 이천시 이마트 후레쉬센터. 이홍덕 센터장은 저온창고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창고 안에는 지난 주말 충북 음성과 전북 고창 등지에서 수확한 수박 6000통이 보관돼 있었다.

수박의 저장 기간은 대략 3일. 이 기간이 지나면 상품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수확이 어려운 장마철에 수박 값이 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다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장마철에 수확한 수박은 당도가 낮은 ‘맹탕 수박’이 될 확률이 높아 문제가 되곤 한다.

후레쉬센터에 보관된 수박은 수확한 지 5일이 지났지만 꼭지가 마르지 않은 채로 신선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 센터장은 “신기술을 이용해 3일이던 수박 저장 기간을 최대 10일까지 늘렸다”고 말했다. 저장 기간이 늘어나면 장마 전에 수확한 당도 높은 수박을 매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획기적인 저장 기간 연장은 바로 ‘CA(Controlled Atmosphere·대기 제어) 저장’이란 기술 덕분이다. CA 저장의 핵심은 창고의 온도를 0도 안팎의 저온으로 유지하면서 산소량을 줄이고 질소와 이산화탄소 양을 늘리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산소를 줄이면 농작물의 노화를 거의 정지 상태에 가깝게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2012년 가을에 수확한 사과를 이 시설에 저장했다가 지난해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수박까지 CA 저장방식으로 보관하는 데 성공했다. 저장 기간이 이틀에 불과했던 상추도 이 방식을 통해 최대 15일간 저장할 수 있게 됐다. 상추는 여름 휴가철이면 수요가 급증하지만 비를 맞으면 상품가치 회복에 3일 정도가 걸려 값이 3, 4배까지 오르곤 한다.

이영구 신선식품담당 팀장은 “상추는 수확할 때부터 급격히 시들기 때문에 장기 저장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농작물”이라면서 “CA 저장소 덕분에 이제는 물량 부족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A 저장소에 보관된 수박 6000통과 상추 1000박스는 전국 이마트 점포에서 2∼3일 동안 팔리는 양이다. 이마트는 이들 농작물을 태풍, 장마 등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로 공급량을 맞추기 어려울 때 적절히 내놓아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이천=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신지현 인턴기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3학년
#이마트 CA 저장소#이마트 후레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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