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홈쇼핑 채널을 승인하기보다 기존 채널들이 잘 운영될 수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최근 제기되는 ‘제7의 TV 홈쇼핑 채널’ 도입 논의에 대해 언론학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언론학회는 1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홈쇼핑 채널 평가와 정책 과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동규 한국언론학회장(건국대 교수) 등 학계 관계자와 홈쇼핑 업계 관계자 약 100명이 참석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전범수 한양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6개 홈쇼핑 채널 사업자들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내는 송출료가 연간 1조 원에 달한다”며 “홈쇼핑 사업자들이 인기 채널 번호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다 보니 송출료가 점차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6개 홈쇼핑 사업자의 평균 판매 수수료는 34.4%로 2012년(33.9%)보다 0.5%포인트 증가했다.
전 교수는 “늘어나는 송출료는 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파는 업체들이 내는 판매 수수료를 올리는 식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다”며 “신규 홈쇼핑 채널이 등장하면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판매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널을 늘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제품 판매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존 채널의 재승인 과정에서 중소기업 제품 비율을 늘리는 식의 정책적 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수영 서강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는 “TV 홈쇼핑 채널 증가 관련 여론조사를 진행해 보니 반대(27.8%)가 찬성(21.0%)보다 많았다”며 “신규 채널 승인보다 현재의 채널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게 더 낫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소개했다.
이수범 인천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홈쇼핑 채널 추가 승인은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약화를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T커머스(셋톱박스에 연결된 단말기에 카드를 긁어 제품을 즉석 구매하는 전자상거래 형태)와 같은 새로운 TV쇼핑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새로운 홈쇼핑 채널이 생기면 일부 중소기업에만 기회가 돌아가지만, 양방향 판매방송 서비스를 활성화하면 더 많은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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