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부들 사이에서 우스개처럼 통하는 말이다. 제습기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는 제품이다. 냉장고나 세탁기처럼 필수 가전제품은 한 번 써보면 편리함 때문에 계속 찾게 된다. 국내 시장은 아직 보급률이 10%대인 초기 시장이지만 최근 10년 새 빠른 속도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여름 날씨가 동남아시아와 비슷하게 고온다습해지고 있어서다.
○ 커지는 국내 시장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2009년 4만 대 수준이던 국내 제습기 시장 규모는 2012년 40만 대로 늘었다. 지난해 130만 대 규모로 커진 데 이어 올해는 200만 대를 가뿐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기업부터 중소·중견기업 등 20여 개 업체가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제습기 생산라인을 가동 중인 LG전자는 최근 밀려드는 주문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5월 대비 6월 판매량이 100% 증가했다. 6월 중순 기준 판매량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동안 주로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해 온 삼성전자도 최근 제품 수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 제습기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위닉스도 올해 신제품 50종을 선보였다. 동부대우전자도 올해 처음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 “여심(女心)을 잡아라”
시장이 커진 만큼 소비자의 눈도 까다로워졌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올해 ‘휘센 칼라하리 제습기’를 내놓기에 앞서 수천 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조사를 벌였다.
윤상현 LG전자 책임연구원은 “제습기 주요 사용 고객이 주부이기 때문에 이들의 신체 구조와 심리에 집중해 제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30, 40대 여성들이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무게가 평균적으로 5kg 이내인 점을 감안해 물통 무게가 물이 꽉 차도 최대 4.5kg을 넘지 않도록 했다. 물통에도 손잡이를 달아 한 손으로 물통을 꺼낸 뒤 바로 물을 버릴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디자인을 담당한 박재용 LG전자 연구원은 “제습기 안에 컴프레서(냉매를 고온고압 상태로 압축시키는 에어컨·제습기의 핵심 부품)가 들어 있어 무게가 20kg 정도”라며 “키 160∼165cm의 여성이 허리를 숙이지 않고도 제품을 한 손으로 끌 수 있도록 45도 각도로 솟아 있는 핸들을 달았다”고 말했다. 바퀴도 이전 제품에 비해 크기를 키워 한 손으로 끌어도 집안 문턱을 쉽게 넘을 수 있게 했다.
빨아들인 물이 담기는 물통(용량 4.0L) 전면을 투명하게 바꾼 것도 반응이 좋았다. 물통 안에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걸 직접 눈으로 보면서 제품이 ‘돈값’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송태훈 LG전자 상품기획실 대리는 “공조제품 특성상 성과를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 소비자 불만 중 하나였다”며 “물을 빨아들이는 성능을 직접 보도록 해 소비자들이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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