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서 치열한 적수였던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인 애플과 IBM이 30년이 지나 모바일 시장에서 손을 잡았다.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의 기업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공동 개발해 올가을에 내놓기로 한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지니 로메티 IBM CEO는 15일(현지 시간) ‘iOS(애플의 운영체제)용 IBM 모바일퍼스트’ 글로벌 파트너십 협약을 발표했다. 쿡 CEO는 “우리는 30년 전 경쟁관계였지만 이제 상호보완 관계가 됐다”며 “애플은 사상 최초로 IBM의 독보적인 빅데이터 분석 기능을 iOS 사용자에게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애플은 1984년 매킨토시 광고를 내보면서 당시 PC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IBM을 ‘빅 브러더’(절대적 독재자)에 빗대 공격한 적이 있다. 로메티 CEO도 “애플의 혁신 없이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애플과 함께하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할 업무용 앱 모음에는 기업의 IT 관련 부서가 각종 기기를 쉽게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기능과 다양한 비즈니스 부문에서 필요한 보안, 빅 데이터 분석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두 회사는 은행 여행 교통 통신 헬스케어 소매업 등 100개가 넘는 비즈니스 관련 앱을 내놓을 계획이다.
IBM은 애플과 독점 계약을 통해 이 앱이 탑재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가을부터 기업 고객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애플은 기업 고객을 위한 ‘애플케어 센터’를 별도로 운영한다.
애플과 IBM의 제휴로 기업용 모바일기기 시장의 강자인 블랙베리가 위협받고 구글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안드로이드 진영’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IT 업계에서는 “그 누구보다 기업 업무용 PC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직접적 타격을 받게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 IT 매체는 “이번 제휴의 명칭(IBM MobileFirst for iOS)은 다분히 MS의 신임 CEO 사티아 나델라가 강조해온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까지 내놓았다. IBM은 이번 협약과 관련해 최강의 모바일 개발자 5000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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