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17일 편의점 ‘위드미’ 운영 전략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가맹점주 유치에 나섰다. 포화 상태인 편의점 시장을 지키려는 기존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과 그로 인한 업계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드미 가맹점주 유치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위드미에프에스를 인수한 뒤 약 7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세부 내용을 확정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한 가맹 조건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발표된 이른바 ‘3무(無) 전략’은 △점주들이 매출에 따라 본부에 내야 하는 로열티를 받지 않고(그 대신 60만∼150만 원의 월 회비를 받음) △365일 24시간 운영을 강요하지 않으며 △점주가 가맹계약을 중도에 해지해도 위약금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조두일 위드미에프엑스 대표이사는 “로열티를 과감히 포기하고 월 회비 방식을 도입해 점주에게 높은 이익을 주는 상생 전략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로열티 포기로 줄어드는 수익은 자체브랜드(PL) 비중 확대 등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 이마트 등에서 파는 PL 간편식품 ‘피코크’ 등을 공급받고 신세계가 보유한 유통 노하우를 도입해 운영비용 절감을 꾀한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현재 137개인 위드미 편의점을 연말까지 1000개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국내 편의점 시장은 지난해 이후 사실상 포화 상태라 기존 업체들과의 가맹점 쟁탈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올해 말까지 대기업 편의점 300곳을 위드미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점포 수가 2500개에 이르는 3, 4년 뒤에는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편의점 업계는 신세계그룹의 행보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겉으로는 점주 부담이 적어 보이지만 진열 지원금, 상품 폐기 지원금, 신용카드 수수료 등 기존 업체들이 점주에게 제공하는 자금·마케팅 지원을 감안하면 점주들이 큰 혜택을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점주 이탈은 생각보다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신세계의 편의점 사업 성공 여부는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업계 진출은 정 부회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그는 2009년 12월 그룹 총괄대표에 취임하면서 편의점 사업 등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의 성패는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그룹은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위드미 편의점 점주 모집을 위한 공개 사업설명회를 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