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가격에 후한 인심과 맛까지 만족시키는 식당엔 유독 ‘손 큰’, 혹은 ‘할매’라는 상호가 많이 붙는다. 이미지 자체가 푸짐하고 친근감이 가며 맛있다는 의미를 주기도 하지만, 식당마다 원조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상호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유독 상호에 대한 원조 논쟁이 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손 큰 할매’가 붙은 유명한 식당 가운데 ㈜보강엔터프라이즈(대표 권익현·www.bkfood.kr)가 운영하는 ‘손 큰 원조 할매순대국’을 빼놓곤 이야기가 안 된다. 전국적으로 ‘순댓국’ 하면 ‘손 큰 원조’를 떠올릴 정도로 이름을 날린 식당 프랜차이즈다. 원래 보강엔터프라이즈 권익현 대표가 부산 돼지국밥을 모티브로 해 할매순대국 사업을 시작했다.
담백한 국물에 쫄깃쫄깃한 고기와 맛깔스러운 밑반찬이 어우러져 특유의 구수한 맛을 낸다고 소문나면서 1호점인 천호점이 문전성시를 이루기 시작했고, 2012년엔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12개점을 오픈했고, 지난해엔 100호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200호점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원·부재료 생산을 담당했던 동업회사 B식품과 상표권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권 대표는 B식품의 대표였던 L 씨가 지병으로 사망하게 되자 실경영권을 위임받은 그의 부인 M 씨와 공동으로 상호를 등록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M 씨는 본인의 딸 명의로 ‘손 큰’ 브랜드 특허를 먼저 내고 S사를 차렸다. 분란은 여기서 시작됐다.
권 대표는 “누군가 어떤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먼저 상표권 등록을 한 사람에게 우선적인 권리를 주는 ‘선출원주의’를 악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분쟁의 중심인 M 씨를 직접 만나 상표권 환원을 요구하며 ‘상생’의 길을 모색했지만 또 다른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M 씨의 S사가 보강엔터프라이즈의 전속모델인 탤런트 전모 씨와 이중 계약을 체결한 것. 7월 기준으로 보강엔터프라이즈와 전 씨의 전속 계약 기간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다. “2년간 이뤄낸 결과를 가로채려는 행동들이 더욱 심해져 피해가 상당하다”고 전한 권 대표는 M 씨를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청구를 내는 동시에 상표 무단등록 혐의로 고소하고 전속모델 전 씨도 이중 계약 혐의로 형사고발 했다.
권 대표와 M 씨가 직접 작성한 공동 상호 등록약정서와 특허사무실 관계자의 증언 등이 정상 참작돼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M 씨는 횡령죄에 해당된다’는 1차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온 상태다. 권 대표는 “모든 분쟁은 소송을 통해 명백히 밝혀질 것이고 도난당한 상표권도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S업체에서 내준 점포들도 대부분 폐점되거나 보강엔터프라이즈로 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강엔터프라이즈는 현재 손상된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철저한 가맹점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음식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고객제일주의를 바탕으로 가맹점의 전구 하나, 바닥타일 하나, 집기 하나까지 모두 권 대표가 꼼꼼하게 챙기며 종업원 위생교육까지 세심하게 살핀다. 이를 통해 진정한 ‘손 큰 원조 할매순대국’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철저한 상권 분석과 가맹점과의 상생을 제1경영철학으로 삼은 이 회사는 2년 내에 전국 시 단위로 지방가맹본부를 구축하고 1500호점 돌파라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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