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전력 공급을 책임진다는 회사가 남이 만든 기술을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한국서부발전을 세계 최고의 전력 기술회사로 키울 겁니다.”
조인국 서부발전 사장(사진)은 22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발전 핵심기술만큼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서부발전은 한국전력의 5개 발전 자회사 중 하나로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를 비롯해 경기 평택시, 인천, 전북 군산시 등에서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현재는 국내 총 발전설비 용량의 10.3%를 책임지고 있다. 건설 중인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경기 동두천시 복합발전소 등이 완공되면 설비용량 기준으로 국내 최대의 화력발전회사가 된다.
조 사장은 단순히 서부발전의 이익 창출만을 내다보고 기술개발을 강조하는 게 아니다. 발전산업 전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욕심이 크다. 그는 “국내 전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협력업체와 기술을 공유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며 “소통 강화를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동반성장 오픈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칸막이를 없애고 공공정보를 개방하는 ‘정부 3.0’ 정책 취지에 맞춰 서부발전은 국내 발전회사 최초로 협력업체와의 실시간 소통채널을 만들었다. 각종 연구개발(R&D) 성과 공유는 물론이고 각종 기술이전,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제안 등도 온라인 공간에서 할 수 있다.
서부발전은 공공기관의 고질적 병폐인 과다한 부채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민간 건설사와 함께 출자한 발전 특수목적회사(SPC)인 ‘동두천드림파워’의 지분을 매각해 이달 말까지 연초에 비해 3400억 원의 부채를 줄일 계획이다. 조 사장은 “본사 조직을 축소하고 직원 복리후생 비용을 정부 가이드라인대로 낮추기로 노동조합과 합의했다”며 “고강도 긴축경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서부발전은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조 사장은 “평가등급이 낮아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줄 수 없다는 게 가장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평가결과가 나온 뒤 조 사장은 직원들에게 “내년에 B등급 이상 받지 못하면 책임지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민간 발전회사들이 나날이 커가기 때문에 공기업도 안주하면 금방 도태될 수 있다”며 “회사 경쟁력에 도움이 안 되는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자세로 개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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