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편법 취업' 논란이 일면서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해임 권고 처분을 받은 전직 금융감독원 간부가 재취업한 보험사 부사장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법원이 공직자윤리위의 결정을 뒤집고 금감원 간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퇴직 관료의 재취업 제한 범위를 두고 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24일 MG손해보험 부사장 A 씨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해임요구 처분 집행을 정지시켜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었다. 법원은 금융위가 MG손보에 A 씨를 해임하라고 요구한 처분의 효력을 본안 소송 판결 이후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A 씨는 최소한 본안 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자리를 지키게 됐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만큼 본안 소송에서도 A 씨가 승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감원 손해보험검사국장, 연구위원 등을 지낸 A 씨는 2012년 7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그린손해보험에 금감원 관리인 자격으로 파견 나가 대표 관리인을 맡았다. 그러다 지난해 5월 그린손보가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MG손보에 인수돼 신설법인으로 출범하자 그는 금감원을 퇴직하고 MG손보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금감원 직원이 퇴직 전 5년간 맡았던 업무와 관련된 회사에 취업할 경우 퇴직 후 2년간 공직자윤리위의 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말 정부가 고시하는 '취업제한 대상 기업'에 신설법인인 MG손보가 포함되지 않아 A 씨는 심사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공직자윤리위는 최근 그린손보와 MG손보가 사실상 같은 회사라고 보고 A씨가 취업제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결정했다. 이에 A 씨는 계약을 이전하는 금융회사와 인수하는 금융회사는 서로 다른 기관으로 법에서 규정하고 있어 취업제한에 걸리지 않는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금융권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퇴직관료들이 산하단체나 기업에 '낙하산 인사'로 재취업하는 관행에 급제동이 걸린 가운데 법원이 이 같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공직자 취업제한 기업을 어느 범위까지 볼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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