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법인을 세워 대포통장을 개설한 뒤 이를 판매해 수억 원 대의 부당이득을 올린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인터넷 등을 통해 모집한 사람들의 명의를 빌려 유령회사를 세운 뒤 법인 이름으로 대포통장 1300여 개를 개설, 불법 도박 사이트 등에 총 5억2000만 원에 판매한 혐의로 판매 총책 박모 씨(43)를 구속하고 알선책 우모 씨(46)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올 4월부터 인터넷 대출을 하는 것처럼 광고를 올려 법인 설립을 위한 명의를 제공할 30여 명을 모집했다. 무직자, 가정주부 등 돈이 필요했던 이들은 "명의는 한 번 쓰고 폐기되며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박 씨의 말에 속아 1인 당 400만 원씩을 받고 최대 5개의 법인을 새로 세워 대포통장을 개설했다. 사업자등록 등 법인 설립을 위해 도움을 준 우 씨 등 알선책에게는 명의자 1명당 50만~200만 원 수준의 대가가 지불됐다.
1300여 개의 대포통장을 모은 박 씨는 불법 도박·카지노 사이트 등에 계좌 당 40만 원 꼴로 대포통장을 판매해 총 5억2000만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박 씨는 법인 설립 및 생활비 명목으로 해당 금액을 지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유령법인을 타인에게 넘겨주고 추가로 돈을 받았다고 진술해 이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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