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최소 30여 건의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해 정부 업무가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경기 부양에 속도를 내려 해도 국회의 협조가 없다면 정책이 효과를 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치권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경제활성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법안 통과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현재 경제 상황과 관련해 "경기 흐름상 일시적으로 침체된 것이 아니고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0.6%로 저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경기회복세도 미약한 상황이어서 정책적인 부양책 없이는 전환점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가계소득을 올리고 내수 활성화 효과가 나오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최 부총리가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한 30여 건의 법안에는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의료법, 관광진흥법, 크루즈산업육성법, 국제회의산업육성법, 재건축초과이익환수폐지법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정부가 5년마다 서비스업 관련 정책목표와 방향을 정하는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비스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법은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활동을 허용하기 위한 것이다. 또 관광진흥법은 학교 인근 유해시설 없는 관광숙박시설을 허용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정책이다.
청와대도 경제활성화 및 민생 관련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상당 수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법안 통과를 위해 장관들이 아랫사람들에게 맡기지 말고 절박한 심정으로 직접 발로 뛰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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