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만으로 안돼… 기술로 승부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2일 03시 00분


원천기술 스타트업 잇단 투자성공
“후발주자 모방 못해 경쟁력 확실”

스타트업 ‘다이닝코드’는 11일 벤처캐피털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투자금 2억 원을 유치했다. 중소기업청 ‘팁스(TIPS) 프로그램(글로벌시장형 창업사업화 연구개발)’ 대상 기업으로도 뽑혀 수억 원의 추가 투자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반년 만에 이룬 성과다.

다이닝코드는 이른바 ‘기술기반 스타트업’이다. 정보 검색 및 데이터베이스 분야를 연구하는 신효섭 건국대 인터넷·미디어공학부 교수가 세웠다. 온라인에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분석해 정형화된 정보로 재가공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해 수많은 블로그에 남겨진 맛집 리뷰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로 재가공한다. 단순히 맛집을 모아 보여주던 기존 서비스와는 차별화된다.

○ 변화무쌍한 기술 보유한 기술기반 스타트업

다이닝코드가 짧은 기간 수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디어’가 아닌 ‘기술’때문이다. 케이큐브벤처스 측은 “다이닝코드의 서비스가 아닌 기술을 보고 투자했다”며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아 분석하는 다이닝코드만의 독자적 빅데이터 기술은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큐브벤처스는 국민게임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 등을 발굴한 임지훈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함께 만든 스타트업 전문투자사다.

최근 들어 벤처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단발성 아이디어가 아닌 기술에 바탕을 둔다. 그동안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기존에 있던 플랫폼이나 오픈소스(공짜로 공개되는 소프트웨어나 소스코드) 등에 사업 아이템을 결합해 창업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올해 초 설립한 뒤 3개월 만에 투자금 6억 원을 유치한 스타트업 큐리온도 기술기반 스타트업이다. 큐리온은 검색 단어들의 의미와 관계를 분석 및 추론해 사용자의 검색 의도를 파악하는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검색 시스템에서 보다 사용자의 의도에 맞는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 확실한 차별화는 아이디어가 아닌 기술

투자사들도 기술기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디어에 의지한 스타트업이 서비스를 선보이면 곧 제2, 제3의 모방 서비스가 등장하지만 기술기반 스타트업은 하나의 기술로 수십 개의 서비스를 내놓아도 모방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거액에 인수·합병되는 스타트업들도 대부분 기술기반 스타트업이다. 최근 세계 최대 모바일 광고 기업 탭조이가 인수키로 한 국내 스타트업 파이브락스도 마찬가지다. 파이브락스는 모바일 게임 사용자 그룹을 세분한 뒤 행동패턴을 분석, 마케팅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는 “원천기술을 토대로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보여줬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