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수익률을 보여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중국 주식형 펀드의 최근 성적이 심상치 않다. 중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반등이라기보다는 중국 경기 회복과 함께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中정부 미니부양책 발표 효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3일 현재 중국 주식형 펀드 647개의 수익률은 2.35%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 6개월 수익률은 6.01%, 3개월 수익률은 14.09%에 이른다.
7월 들어 중국 증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7월 이후 이달 15일까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8.7% 올랐고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의 주가인 홍콩 H지수는 7.4%, 홍콩 항셍지수는 7.6% 올랐다. 중국 정부의 소비활성화를 통한 내수회복정책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금융, 소비재, 헬스케어, 정보기술(IT) 등이 유망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경착륙 논란까지 있을 정도로 우려를 낳았던 중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늘어 시장 전망치(7.0%)를 크게 웃돌았다. 7월 무역흑자(473억 달러)도 대폭 늘었다. 시장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미니 부양책을 발표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1분기(1∼3월) 성장률이 7.4%에 그치자 4월 중소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중·소형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
10월부터 상하이·홍콩 주식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호港通)’ 제도가 시행되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외국인투자자도 홍콩을 거쳐 중국 A주에 투자할 수 있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본토 증시로 유입돼 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진핑 정부의 구조조정은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지속성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자본시장 개방과 해외자금 유입으로 중국 증시의 장기 상승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정부정책 따라 시장변동성 커 주의를
하지만 중국 펀드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2007년에 판매된 펀드가 30∼40%의 손실을 보는 등 쓰라린 경험을 한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장기 성장성은 여전하지만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이 쉽게 출렁이는 등 변동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2분기(4∼6월) 들어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7월 경제지표에서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불안요소다.
기존에 중국 펀드에 가입해 손해를 보고 있다면 정리하는 편이 낫다. 최근 세법개정안에 따라 해외펀드 손실 상계 조항이 올해 말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손실 상계 조항은 2007년 6월부터 2009년 말까지 해외펀드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10년부터 발생한 이익과 상계 처리해 순수익이 났을 때만 15.4%의 소득세를 무는 제도다. 하지만 혜택이 종료되면 총 수익률이 마이너스라 하더라도 내년부터 발생한 수익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한 증권사 강남지점의 프라이빗뱅커(PB)는 “기존 원금 손실이 큰 투자자들은 수익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소비재, 헬스케어, IT 중심의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며 “소수 종목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 업종과 종목에 분산이 잘된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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