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에서도 꿋꿋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패블릿’(Phablet·스마트폰+태블릿, 5인치 이상 대형 스마트폰)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 성장세 이어가는 패블릿 시장
최근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0.6%에 불과했던 5인치대 스마트폰은 지난해 14.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에는 시장 비중이 22.2%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 달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전략 제품을 5.7인치 대화면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7∼12월) 패블릿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최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상반기(1∼6월) 4000만 대였던 5.5∼5.9인치 스마트폰용 패널 출하량이 하반기에는 8700만 대로 117.5%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상반기 9100만 대이던 태블릿PC용 7.0∼7.9인치 패널 출하량은 하반기 8500만 대로 감소해 사상 최초로 5.5∼5.9인치 패널 출하량보다 적을 것으로 예측됐다. 패블릿용 패널 출하량이 태블릿PC용 패널 출하량을 앞지르는 것은 처음이다. ○ 삼성전자 독주체제 유지할까
패블릿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2011년 원조 제품인 ‘갤럭시 노트’를 내놓은 이후 사실상 독주 체제를 이어왔다.
삼성전자는 ‘가지고 다니기 편리하면서도 현재 스마트폰보다 더 많은 것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를 원한다’는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5인치대 초대형 스마트폰을 처음 기획했다. 그 당시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은 3∼4인치대로 작아 한 손에 쥐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의 5.3인치라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개발자들이 1만여 권의 노트를 사서 직접 필기하고 써본 뒤 결정한 사이즈”라고 설명했다.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출시 직후만 해도 갤럭시 노트를 들고 미국 출장을 가면 ‘그렇게 큰 스마트폰을 창피해서 어떻게 쓰느냐’는 말도 들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소비자 조사 결과를 믿었기에 성공을 예감했다”고 했다. 실제 대화면 제품의 편리함을 극대화한 ‘S 펜’ 등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패블릿 시장은 업계 예상보다 빠르게 대중화됐다.
첫 번째 갤럭시 노트가 출시 2개월 만에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르면서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삼성전자는 매년 가을 화면 크기가 더 커진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2012년 크기를 0.2인치 늘린 5.5인치 갤럭시 노트2를, 지난해에는 0.2인치 더 늘린 5.7인치 갤럭시 노트3를 선보였다. 다음 달 선보일 갤럭시 노트4는 갤럭시 노트3와 크기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독차지해 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경쟁자들도 속속 늘고 있다. 애플은 첫 5인치대 아이폰6로 삼성전자와 패블릿 시장에서 처음 맞대결한다. 대형 아이폰6는 갤럭시 노트3와 비슷한 크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이달 초 북미 시장에 5.7인치 크기의 보급형 패블릿 제품인 ‘G3 비스타’를 선보였다. 샤오미가 프리미엄 시장 도전작으로 내놓은 신제품 ‘Mi4’도 5인치 화면을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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