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계절’ 속타는 재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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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시즌 코앞으로 다가와… 총수-CEO 증인포함 여부 촉각
세법개정 세부안 아직도 깜깜… 2015년 경영계획 수립 차질 빚어

“불확실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 골치가 아픕니다.”(재계 관계자)

재계가 ‘불확실성의 가을’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국정감사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와 정치권의 ‘기업인 소환’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이면서 국감 증인 출석 동향을 알아보는 데 여념이 없다. 세법개정안 세부안도 나오지 않아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기업들은 저마다 온갖 네트워크를 동원해 정치권과 정부 동태를 파악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 누가 불려가 호통 들을까 ‘촉각’

통상적으로 국감 증인 출석 요구는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이뤄진다. 18개 상임위별로 증인 대상자를 선정한 뒤 여야 간사 합의에 따라 최종 명단이 결정된다. 재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상임위가 이번 주나 다음 주 간사 합의를 할 것”이라며 “한번 불려나가면 이미지 타격이 워낙 크다 보니 기업들로서는 지금이 국회 동향을 파악해야 할 가장 중요한 피크 타임”이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 국감은 사상 처음으로 1차(8월 26일∼9월 4일)와 2차(10월 1∼10일)로 나뉘어 진행돼 기업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대기업 A사 관계자는 “운이 나쁘면 한 기업인이 여러 상임위에 복수로 불려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혹시라도 회사 고위 관계자가 증인에 포함돼 있진 않은지, 최악의 경우 총수가 포함돼 있진 않은지 파악해야 하는 등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는 매년 상당수의 기업인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해왔다. 지난해에는 경제민주화 이슈와 맞물려 사상 최대인 200여 명의 기업인이 국감 현장에 불려나와 뭇매를 맞았다. 재계는 올해도 비슷하거나 그보다 많은 기업인이 국감 증인으로 불려나갈 걸로 보고 있다. 제2롯데월드 건설, 고속철도 공사 담합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과 연루된 기업의 경우 부담이 더욱 큰 상황이다.

대기업 B사 관계자는 “최근 관피아 논란이 일면서 공무원들이 기업인을 아예 만나주지 않는 분위기여서 예년보다 일하기가 더 힘들다”며 “상황이 아쉽다 보니 기업들끼리라도 서로 연락해 정보를 공유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신설 세제의 과세 기준 안나와 혼란”

가을은 기업들이 내년도 경영계획을 한창 짜는 시즌이기도 하다. 보통 9월이나 10월부터 계획 수립에 들어가 연말이 되기 전에 확정한다. 하지만 내년도 임금·투자·배당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세법개정안의 세부기준이 아직 나오지 않아 적잖은 기업이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신설 세제의 구체적인 과세 기준이 나오지 않아 혼란스러워 하는 기업이 많다”며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최대한 빨리 기준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가을#재계#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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