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예약판매 사상 최대… 불황의 역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6일 03시 00분


대부분 3만원 미만 중저가 제품… 신용카드 할인 혜택에 고객 몰려

소비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형마트들이 최근 일제히 높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중저가와 예약할인 상품으로 고객이 몰리는 ‘불황형 소비심리’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1∼24일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행사 매출이 지난해보다 19.7% 성장해 명절 행사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전예약 판매 실적이 전체 명절 선물세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최고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비중은 2012년 설에는 1.2%에 불과했으나 올해 설에는 10.3%로 늘었고, 이번 추석에는 1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비슷하다. 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의 이면에는 불황형 소비심리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예약판매 호황’에 대해 특정 신용카드를 이용해 구매할 경우 큰 할인혜택을 주는 등의 판매 조건 때문에 고객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1만∼3만 원대의 중저가 선물세트에서 발생한 것도 불황형 소비의 증거로 꼽힌다. 실제로 이마트 매출 실적 1∼3위는 모두 3만 원대의 통조림·조미료 선물세트가 차지했다. 1∼20위 중 ‘고가형’으로 분류되는 10만 원 이상의 선물세트는 단 1가지였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대형마트#불황#소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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