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에 지원할 당시 어머님이 말기암 환자였습니다. 모두가 꺼리는 소록도로 가겠다고 하자 어머님이 극구 만류하셨죠. 딱 1년만 공중보건의로 일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 벌써 2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해 온 치과의사 오동찬 의료부장(46)이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수여하는 제2회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오 부장은 1994년 조선대 치대를 졸업하고 이듬해 26세의 나이로 국립소록도병원과 첫 인연을 맺었다. 어렸을 때 슈바이처 책을 읽으며 의사의 꿈을 키워왔던 그였지만 막상 소록도에서 만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센병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위해 ‘아랫입술 재건수술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환자 400여 명의 입술 성형수술을 실시하는 등 20년 동안 1600여 명의 한센인들에게 참 인술을 펼치고 있다. 2005년부터는 매년 여름휴가나 명절 기간에 캄보디아, 몽골, 필리핀 등 한센병 환자가 많은 국가를 찾아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 부장은 “소록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여생을 지키고 때가 되면 한센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해외지역을 찾아가 의료봉사를 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센병은 편견의 병” 마음의 벽 허물었으면…
한센병은 일반인에게 나병으로 더 많이 알려진 질병이다. 완치율이 100%로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을 ‘한센병 완치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한센병을 옮기는 나균은 결핵보다 약한 병균”이라며 과거 잘못된 인식으로 아직까지 한센인들이 차별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오 부장은 “한센인들도 당당하게 사회일원으로 인정받으면서 일반인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길 바란다”며 “한센인들에게는 동정보다 관심과 애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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