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맥주 삼국지, 클라우드만 웃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7일 03시 00분


최대 성수기 여름시즌 성적표

맥주업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즌이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국산 맥주 3사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는 롯데주류의 시장 진입으로 1999년 오비맥주가 카스맥주를 인수한 지 15년 만에 3파전이 전개됐다. 게다가 ‘카스’ 맥주의 소독약 냄새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점유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여름 ‘시즌’이 끝난 후 미소를 짓는 업체는 올해 처음으로 맥주시장에 진입한 롯데인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가 계속 1위를 지키긴 했지만 지난해보다 점유율이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으며 하이트진로의 점유율도 소폭 내려갔다. 롯데는 두 회사의 점유율 감소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A사가 자사(自社) 전국 매장의 국산맥주 점유율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 들어 25일까지 52.0%의 점유율을 기록해 2011년 이후 유지해 온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61.4%)에 비해 9.4%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롯데의 신규 시장 참여와 ‘소독약 냄새 논란’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오비맥주는 올해 6월 중순 이후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논란에 시달려 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가임기 여성은 마시면 안 된다’는 등의 음해성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이를 조사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맥주가 산소와 만나 산화할 때 나는 ‘산화취’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식약처에 따르면 산화취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소독약 논란이 매출에 미친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의 점유율도 소폭 하락했다. 대형마트 A사에서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38.5%에서 올해 34.2%로 4.3%포인트 줄었다. 오비맥주에 비해 점유율 감소폭이 적은 것은 신제품 출시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1993년 이후 21년 만에 맛과 포장 디자인 등을 완전히 바꾼 ‘뉴 하이트’를 4월 선보인 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왔다.

반면 롯데주류는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월 내놓은 클라우드는 출시 100일째인 지난달 30일까지 2700만 병이 팔렸다. 현재 대형마트 A사에서 롯데주류의 점유율도 14%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신제품이 출시된 뒤 3개월 동안은 증정품 제공 등의 프로모션을 벌일 수 있다”며 “실제 승부는 프로모션 효과가 끝난 8월 이후부터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여름 맥주의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 위축 분위기가 여름까지 지속된 데다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팀의 부진, 길지 않았던 여름 더위가 요인으로 꼽힌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맥주#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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