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간 ‘순환출자 고리’ 거의 끊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8일 03시 00분


공정위, 2014년 현황 공개
9만7175개서 483개만 남아… 롯데그룹이 417개로 대부분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그룹)의 계열사 간 순환출자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경제민주화 과제로 도입한 신규순환출자 금지제도가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되면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순환출자를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순환출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63개 그룹의 순환출자 건수가 지난해 4월 1일 기준 9만7175건에서 지난달 24일 현재 483건으로 99.5%나 줄었다고 27일 밝혔다. 9만5033건으로 순환출자 건수가 가장 많았던 롯데그룹은 이 기간에 9만4614건을 해소했지만 여전히 417건이 남아 나머지 전체 순환출자 건수의 86%를 차지했다.

순환출자란 그룹 내에서 A계열사가 B계열사로, B사가 C계열사로, C사가 다시 A사에 ‘고리형’으로 자본금을 출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룹들은 상호출자 규제를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순환출자를 활용해 왔다.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주식 취득가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물리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63개 그룹 중 순환출자 구조가 있는 그룹은 14곳으로 작년보다 1곳 감소했다. 동부가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했고 동양이 대기업집단에서 빠지면서 2개 그룹이 제외됐지만 KT가 새로 순환출자 그룹으로 포함됐다.

출자비율이 1% 이상인 순환출자 건수는 지난해 5973건에서 올해 350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350건 중 롯데가 29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삼성(14건) 한솔(7건) 현대·영풍(6건), 현대자동차(5건), 현대산업개발(4건) 순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규순환출자 금지제도가 도입되면서 상당수 기업이 자발적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있다”며 “순환출자 현황이 공시되는 만큼 앞으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대기업#계열사#자산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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