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글로벌 戰場을 가다]<4>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공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공장 건설에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이었습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59)은 중국 광저우(廣州) 8.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 준공식 전날인 지난달 31일 광저우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사장은 “협력사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장비업체들도 함께 진출할 수 있었다”며 ‘국내외 생산단지의 균형 발전’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광저우 공장 설립에는 소재 기업인 ENF테크놀로지와 대성가스 등 6개 협력사가 이미 함께 진출했거나 곧 진출할 예정이다. 협력 업체가 투자한 금액만도 2억 달러(약 2030억 원)에 이른다. 한 사장은 “33만 m²(약 10만 평) 규모의 공장 단지 용지에 생산 공장과 협력업체가 함께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협력업체의 용지 확보와 도로, 수도, 전기 등 기반시설 설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이른바 ‘크리스털 사이클(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나타나는 경기 순환 곡선)’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어나면 곧바로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투자는 ‘독’이 될 수도 있다.
광저우 공장 가동을 두고도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 사장은 “생산량이 많아지기는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TV의 평균 크기가 40인치를 넘어설 정도로 대형화되는 추세여서 수급 균형은 맞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광저우 공장 LCD 패널 생산량을 2016년까지 월 12만 장으로 늘릴 예정이지만 국내 공장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하반기(7∼12월)에는 국내 기존 공장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으로 전환해 LCD 생산량을 조절하면 전체적인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사장은 “산업 특성상 예전에는 높은 수익을 냈다가 바로 다음 분기에는 적자를 내는 등 시장 변화에 따라 수익 변화가 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부터는 제품 차별화,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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