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연구소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는 제품을 여럿 내놓겠다. 일본 등 해외에서 샘표 브랜드가 온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에 집중할 생각이다.”
샘표간장으로 유명한 국내 대표 발효식품 전문기업 샘표의 박진선 사장(64·사진)은 지난달 25일 경기 이천시 공장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창립 68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샘표는 1954년 등록된 국내 최장수 상표이며 회사 샘표는 지난달 20일 68주년을 맞았다.
박 사장은 “남들과 비슷한 상품을 내놓고 싶지 않다. 돈 좀 더 벌겠다고 다른 상품을 베끼는 건 제 적성에 맞지도 않고 회사 발전에도 기여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미투(me-too·유사) 제품’을 내놓거나 식품 외의 영역으로 눈을 돌리는 와중에도 박 사장은 68년간 이어온 ‘발효명가’의 전통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이러한 그의 의지는 지난해 5월 문을 연 연구소 ‘우리 발효 연구 중심’에 녹아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자리한 이 연구소에서는 간장, 된장, 김치 등 한국 음식의 기본이 되는 발효식품 전반을 다룬다.
박 사장은 “발효를 돕는 미생물은 날씨, 지역 등에 따라 활동이 제각각이어서 이를 제어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과학기술을 통해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며 “최상의 조건을 찾아 최고의 맛을 만드는 게 연구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샘표의 R&D 관련 인력은 전 직원(650여 명)의 약 20%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색은 뺀 간장이나 자연 발효 조미료 ‘요리에센스 연두’ 등은 지속적으로 R&D에 매진해온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샘표는 하반기에도 품질을 높인 간장, 된장 등 장류를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일하는 문화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식품업체의 주된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의 경우 관성적으로 이뤄지던 ‘밀어내기’를 없앴다. 실적을 맞추려 무리하게 제품을 대리점에 떠넘기다 보면 반품이 늘고 브랜드 가치도 하락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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