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서 아낀 전기, 11월부터 시장에 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5일 03시 00분


정부, 에너지 신산업 촉진 방안
오전 2~5시 값싼 전기 저장후 낮시간대 사용 맞춤형 요금제 도입
朴대통령 “민간에 진입장벽 풀것”

4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전력 본사에서 열린 ‘에너지 신산업 대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토론회가 열리기에 앞서 조환익 한전 사장과 함께 로비에 전시된 전기자동차에 충전코드를 연결해보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4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전력 본사에서 열린 ‘에너지 신산업 대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토론회가 열리기에 앞서 조환익 한전 사장과 함께 로비에 전시된 전기자동차에 충전코드를 연결해보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올 11월부터 건물, 공장 등에서 아낀 전기를 팔아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또 전력 소모량이 적은 심야 시간에 에너지저장장치(ESS)·전기자동차 충전처럼 전력 소모가 많은 활동을 유도하는 ‘맞춤형 전기요금제’가 도입된다.

정부는 4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전력 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에너지신산업 대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에너지 신산업 사업화 촉진 방안을 내놨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에너지산업에 접목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고 이를 사업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한다는 취지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지금까지 사무실, 마트, 공장에서 전기를 아껴 쓰면 정부가 그만큼 보조금을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아낀 전기를 시장에 내다팔아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A사가 당초 한전과 계약을 맺은 소비량보다 전기를 덜 쓰게 되면 벽산, KT, 삼천리, 서브원, 코오롱 등 수요관리사업자에게 남은 전기를 팔고 수요관리사업자는 이 전기를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시장에 판매해 감축 정산금을 받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 공급량이 달리는 상황에서 발전소를 더 짓거나 석탄을 수입하는 것보다 이런 방식으로 소비를 줄이는 게 비용 면에서 훨씬 도움이 된다”며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전기료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에는 ESS, 전기차를 위한 맞춤형 요금제를 도입한다. 전력 사용이 가장 적은 오전 2∼5시에 값싼 요금을 내고 전기를 저장했다가 낮 시간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또 아파트 단지 등에 주택용과 별도로 누진 요금제가 적용되지 않는 전기차 충전 전용선을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 제주에는 2017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5000개를 설치하고 전기 버스·택시에 리스 방식으로 배터리를 대여해 비용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이 밖에 학교 병원 빌딩 산업단지 등에 전기 소비를 시간대별로 측정할 수 있는 지능형 계량기(AMI)와 에너지 소비 자동절감장치를 설치할 방침이다.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 지역인 강원 홍천군에서는 가축 분뇨, 음식물쓰레기를 퇴비, 바이오가스 등으로 자원화해 사용,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하수처리장 터에는 태양광, 수력발전 시설을 설치한다.

박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해 민간에도 진입장벽과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민간 사업자의 전력시장 참여가 제한돼 각자 저장한 전기를 되팔 수도 없고 전기 사용을 줄여도 별도 보상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정보기술(IT)을 통한 스마트한 전기절약이 생활화될 수 있도록 낡은 제도와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박 대통령은 에너지 신산업 육성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만든 ‘첫째는 시장으로, 둘째는 미래로, 셋째는 세계로’라는 구호를 소개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기업#전기#맞춤형 전기요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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