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32개국서 120여개 사업… 최근 동남아 진출 큰 성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6일 03시 00분


한국농어촌공사의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

한국농어촌공사는 개발도상국을 찾아 협약을 맺고 수자원개발 관련 기술을 전수하는 등 다양한 농촌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개발도상국을 찾아 협약을 맺고 수자원개발 관련 기술을 전수하는 등 다양한 농촌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100년이 넘는 농업기술을 가지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967년부터 마련한 수자원개발, 농업·농촌개발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32개국에서 120여 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농업용수 관리, 댐, 방조제, 농촌개발 분야 등에 대해 17개국에서 23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태국 물관리 사업, 미얀마 농촌개발사업,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 등 동남아 국가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방조제나 농업용 댐 건설 등 동남아와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농업개발 수요가 무궁무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어촌공사의 해외사업은 주로 기술용역 수출, 공적개발원조(ODA),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같은 국제협력사업, 민간기업의 해외 농장 진출 지원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州)정부와 세계은행이 추진하는 43만 ha 규모의 농경지 관개시스템 보수 및 현대화 사업 설계를 수주했다. 또 필리핀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금으로 추진하고 있는 3000억 원 규모 사업인 ‘할라우강 다목적사업’의 설계 및 공사 감리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국제협력사업에 대해서는 ‘민간’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진출국에 기술이나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농자재 구매 등 준비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으로 민간기업의 해외 농장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PPP(Public-Private Partnership·민관협력)방식의 추진을 통해 한국 민간기업의 해외진출과 정착을 돕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농어촌공사의 한 관계자는 “민간의 해외 농업 개발 투자 건수는 늘어났지만 투자 규모가 작고 전문성이 부족해 뚜렷한 성공 사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민간과 한국농어촌공사가 협력하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최근 미얀마에 물 관리 기술 수출 관련 프로젝트 추진을 들 수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갖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물 관리 기술 수출을 협의하면서 미얀마 농업관개부와 PPP 방식의 협력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의사록(MOM)을 동시에 체결한 바 있다. 또 베트남과 ‘농수산물 도매시장 건립사업’ 등 개발도상국과 다수의 해외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서 PPP 방식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새마을운동’ 같은 농촌개발 모델을 전수하는 등 장기적인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만들어가고 있다. 공사는 현재 미얀마와 코트디부아르에서 현지주민들과 함께 공동농장 조성, 주택개량, 양어장 조성 등을 추진하고 한국의 새마을운동 경험과 사례를 통해 현지 농촌주민들이 자생적 개발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고 있다.

해외 사업을 강조하는 이유는 해외 활로를 개척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나라의 해외 농업 사업은 나라별 진출 전략이 없이 단편적인 것에 치중해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내부적으로는 2007년(121조 원)을 정점으로 국내 건설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고 농업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 대외적으로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ODA가 늘고 있고 투자 환경이 개선돼 해외 시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한국농어촌공사의 한 관계자는 “전략 국가를 중심으로 중장기 사업을 발굴하고 SOC 투자 등 해외 사업을 다각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미얀마를 찾은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현지 주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지난 5월 미얀마를 찾은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현지 주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한국농어촌공사는 해외 사업과 함께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도 진행 중이다. 현지에서 하는 사업인 만큼 주민들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 용역단 직원들이 300만 원을 모아 일로일로 주 알리부난 초등학교 학생 600여 명에게 가방과 학용품을 선물한 사례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현재는 해외사업이 총 예산의 5%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5년 이내에 2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설계와 감리부터 농업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하는 방향으로 해외사업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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