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농업종합개발 사업
3조932억 원 들여 41년간 개발진행
재해피해 줄고 생산량 25%까지 향상
전남 담양군에서 서남쪽으로 흐르는 영산강은 국내에서 한강, 낙동강, 금강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강이다. 유역면적만 전남도의 23%에 달한다. 전남의 3대 평야인 나주, 송정, 학교 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해 평야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농경지 비율이 높은 만큼 물 수요가 많고 홍수와 가뭄이 번갈아가면서 발생하는 등 재해에 취약한 지리적 특성으로 농작에 어려움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정부가 41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영산강 농업종합개발 사업은 농지 개발에서 친환경 농업단지에 이르기까지 농업 개발 사업의 세계적인 성공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사업비만 3조932억 원. 확장 면적이 3만1072ha에 달하는 영산강 사업은 1972년 장성댐 담양댐 나주댐 광주댐 등 4개 댐 건설으로 시작됐다. 1986년 1단계 사업이 완료되고 1976년부터 2007년까지 영산강 하굿둑을 건설하는 2단계 사업을 마무리했다. 1985년부터 영암 금호 방조제를 건설하는 3단계 사업이 시행 중이다. 2001년부터는 4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 공업 및 생활용수를 위해 9억4400만 m³의 저수량을 확보하고 3만1072ha의 국토확장 효과를 얻었다. 또 육상으로 화물을 나르는 데 84km를 단축했으며 210km의 해안선을 단축해 서남권의 산업 개발을 촉진했다.
이뿐만 아니다. 장기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동안 다양한 부문에서 성과가 이어졌다. 먼저 농업생산성과 농가소득이 늘었다. 농지면적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관개와 배수조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또 농작 체계 개선과 농업기계화 등으로 생산량이 ha당 0.4t에서 많게는 1t까지 증가했다. 이는 농업용수 공급·배수 및 토양조건 개선뿐 아니라 품종개량, 농법 개선 등이 병행됐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여러 악조건(농업인구 감소나 홍수 가뭄 등의 재해)을 감안했을 때 농업생산량이 최대 25%까지 향상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지역발전 기반도 개선됐다. 농지 조성을 통한 농업 개발과 함께 인근 전남 영암에 국내 최대 규모의 ‘포뮬러 원(F1)’ 자동차 경주장이 건설되는 등 기업도시가 조성돼 관광산업과 문화산업이 복합적으로 발전 중이다. 전남지역은 공업지역이 상대적으로 적어 인구유치에 불리한 조건이었다.
영산강 유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이자 자연재해도 많은 곳이었지만 2단계 사업을 통해 영산강 하굿둑이 축조돼 바닷물을 차단함으로써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004년 8월 태풍 ‘메기’에 의해 나주, 영산강 중·하류 부분에 1500억 원의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등 끊임없는 시설 개선과 유지 보수 노력이 필요하다.
영산강 사업지구는 상류부터 하류까지 연계체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종합적인 치수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용수시스템 관리를 종합화하고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이미 2001년부터 추진 중인 4단계 사업을 통해 관수로를 이용한 첨단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사업은 관수로를 이용해 논과 밭에 물을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게 해준다. 41년에 걸친 대규모 사업은 국토의 확장과 균형발전을 가져왔다. 배수개선, 개간 및 간척, 농업·산업 용수 공급 등 농업 종합 개발의 개념이 도입되고 관련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2014 ICID 광주총회에 참석한 많은 전문가도 영산강 유역의 농업종합개발 사업지역을 방문한다.
한국농어촌공사 이상무 사장은 “우리나라에 농업종합개발사업이란 개념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는 사업이었고 이를 통해 다방면의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 농업 개발 역사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 곳인 만큼 외국인들에게 직접 사업 현장을 보여 성과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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