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올해 ‘가전전시회(IFA)’의 가장 큰 화두는 ‘스마트홈’이었다. 이제까지 IFA가 세탁기 냉장고 TV 등 단일제품들을 각각 자랑하는 전시의 장이었다면 올해 IFA는 이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 미래의 가정이 어떤 모습일지 함께 고민하는 상상의 장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일찍이 스마트홈 시장에 도전한 국내 업체들은 물론 밀레와 지멘스 등 전통을 강조하는 유럽업체들까지 미래형 가정에 대한 그림을 그리느라 바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480억 달러 규모인 스마트홈은 2019년에는 1115억 달러로 연평균 19%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다가올 가전업계 최대 ‘캐시카우’인 셈이다.
올해로 IFA에서 두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사장)는 ‘퓨처 홈’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기조연설에 앞서 퓨처 홈에 대한 전망과 예측을 위해 인류학자부터 보육시설 관리자까지 각계 전문가 34명과 세계 29개 가족을 비롯해 24개국 3만 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퓨처 홈에 기대하는 가치는 △외부 환경과 유해물질로부터 보호(Protective) △개방형·다목적 공간(Flexible) △사람의 요구에 대한 응답(Responsive) 등 세 가지 키워드였다고 한다.
윤 대표는 “미래의 가정은 의미 있는 정보를 보여 주고(Show Me Home), 당신을 이해하고(Know Me Home), 스스로 최적의 제안을 제시하고 실행하는(Tell Me Home) ‘맞춤형 홈’이 돼야 한다”며 “이 기준을 바탕으로 앞으로 수십억 개의 다양한 모습으로 퓨처 홈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기업과 개발자들에게 퓨처 홈 관련 플랫폼과 표준을 개방해 호환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인텔 등과 상호 기기연결 및 기술 표준화, 오픈소스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OIC)을 최근 결성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가 최근 인수한 미국 개방형 플랫폼기업 스마트싱스의 앨릭스 호킨슨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도 이에 앞서 4일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가 LG 스마트홈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2009년 세계 최초의 스마트 진단 기능을 갖춘 세탁기를 내놓은 이후 5년 만인 올해 가전제품과 직접 메신저로 채팅할 수 있는 ‘홈챗’으로 본격적인 스마트홈 시대를 열게 됐다”며 “밀레처럼 보수적인 유럽업체들도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든다는 건 앞으로 굉장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IFA에선 ‘기업 간 거래(B2B)’ 사업도 또 하나의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았다. 삼성전자는 4일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B2B에 특화된 첫 태블릿PC인 8인치 ‘갤럭시 탭 액티브’를 공개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포천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의 주요 업체들을 자문단으로 초빙해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제작한 B2B 전용 태블릿이다.
야외에서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기업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갑작스레 눈, 비가 오더라도 쉽게 고장이 나지 않도록 충격방지 및 방진·방수 기능을 갖췄다. 최대 10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한 445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탈·부착할 수 있게 했고 ‘C펜’을 탑재해 작업용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터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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