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재테크/부동산 투자전략]분양사 콜센터에 문의 빗발
위례-동탄2 등 신도시 중심으로, 1순위 수요자들 움직임 빨라져
건설사 특화설계 경쟁도 치열
추석 연휴에도 분양 열기는 뜨거웠다.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위례 자이’ 아파트 분양 문의 콜센터에는 청약 문의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 왔다. 위례 자이는 다음 달 초 청약에 들어간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600만 원짜리 청약통장을 아직 한 번도 안 쓰셨다고요? 전용면적 101m² 아파트 청약 신청이 가능합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GS자이갤러리 안에 마련된 ‘위례 자이’ 분양 문의 콜센터. 10월 초 청약까지 한 달 정도 남았지만 상담사 4명 앞에 놓인 전화기에 쉴 새 없이 벨이 울렸다. 오랫동안 묻어두고 있던 ‘장롱 청약통장’을 꺼내 들고 청약 자격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았다. 김보인 위례 자이 분양소장은 “하루에 400∼500통씩 문의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이후 시작되는 ‘분양 대목’을 앞두고 청약통장 1순위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청약 1순위자 수가 늘어나기 전에 청약통장을 써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1일 내놓은 ‘9·1 부동산대책’에 따라 내년 2월경 청약 1, 2순위가 통합되면 수도권 기준 1순위자가 현재 502만 명에서 722만 명으로 늘어난다.
○ 발걸음 바빠진 1순위 청약자
이런 움직임은 위례나 동탄2신도시 등 분양 시장의 ‘핫 플레이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앞으로 분당 일산 같은 대규모 신도시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하면서 1순위 청약 대기자들이 희소성이 있는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 시장에서 ‘막차 타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10월 초 분양하는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4.0’ 아파트 분양홍보관에는 9·1 대책 이후 문의 전화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달에도 하루 50통가량 꾸준히 문의가 있었지만 9월 들어 하루 100통 이상으로 늘었다.
성정욱 반도건설 분양팀장은 “9·1 대책이 기존 택지개발지구에 확실히 영향이 있다”면서 “1순위자들이 올해 안에 ‘장롱 청약통장’을 써야 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인기 지역에선 분양권 매매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청약 접수를 마친 단지의 계약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은 지난달 26일부터 진행한 계약을 일주일 만에 마쳤다.
정종우 호반건설 차장은 “위례 같은 인기 지역의 인기 단지도 보통 100% 계약을 마치려면 한 달 가까이 걸리는데 일주일 만에 모두 판매돼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9·1 대책 이후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의 미분양 물량도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한강센트럴자이’는 평소 하루 10건 정도 이뤄지던 계약이 9월 들어 20건 이상 체결되고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청라 포스코더샵 레이크파크’도 미분양 물량의 절반이 8월 이후 팔려나갔다.
○ 건설사, 차별화 경쟁 나서
건설사들도 이런 수요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9월 이후 연말까지 수도권에서는 총 9만6318채가 일반 분양된다. 지난해 동기 대비 분양된 6만3609채보다 51.4% 많은 수치다.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도 뜨겁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견 건설사들은 특화된 설계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0월 말 분양하는 경기 용인서천지구 5블록에 4베이 설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4베이는 앞 발코니 쪽으로 방 3개와 거실(총 4개의 공간)이 일렬로 배치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4베이는 채광과 조망이 좋다”며 “인근 영통지구 아파트가 대부분 10년 전에 지어진 아파트이기 때문에 4베이 같은 최신 설계가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건설은 주상복합아파트인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4.0’의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을 분리해 아파트와 상가 동을 따로 만든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분양 경쟁이 치열할수록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설계와 서비스를 선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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