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우리의 미래 경쟁상대”… 롯데-신세계, 온라인 시장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2일 03시 00분


“아마존을 닮아야 산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 공룡’인 롯데와 신세계그룹이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벤치마킹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최근 “아마존이 롯데의 미래 경쟁 상대”라고 선언했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신세계의 미래는 아마존과 같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 유통시장의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변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신 회장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5일 롯데백화점,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이비카드, 세븐일레븐 등 19개 계열사 대표이사들을 불러 모았다. 첫 ‘옴니채널 추진 운영위원회’를 열기 위해서였다. 옴니채널은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통채널을 오가며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전략을 말한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옴니채널 전략이 성장에 아주 중요한 과제인 만큼, 빨리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기술력을 키우거나 정보기술(IT)을 가진 중소업체들과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롯데는 올 3월 그룹의 정책본부와 미래전략센터 주관으로 옴니채널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선 2015년까지 ‘매장 픽업서비스’와 ‘위치기반 마케팅’을 선보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전략이 실현되면 인터넷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 앞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물건을 픽업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앱으로 원하는 매장을 찾아가고, 주차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올해 초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한 ‘SSG닷컴’을 선보이고, 지난달부터 SSG닷컴 TV 광고를 시작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TV 광고를 한 것은 2004년 추석 상품권 광고 이후 10년 만이다. 그만큼 통합 온라인 쇼핑몰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는 2010년 온라인 쇼핑몰 디앤샵 대표였던 최우정 상무를 영입하는 등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옥션, G마켓 같은 오픈마켓 도입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SSG닷컴을 비롯해 국내 대부분의 온라인몰이 적자 상태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온라인밖에 없어 투자를 멈출 수 없는 것”이라며 “배송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아마존#롯데#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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