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프라인 ‘유통 공룡’인 롯데와 신세계그룹이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벤치마킹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최근 “아마존이 롯데의 미래 경쟁 상대”라고 선언했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신세계의 미래는 아마존과 같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 유통시장의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변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신 회장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5일 롯데백화점,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이비카드, 세븐일레븐 등 19개 계열사 대표이사들을 불러 모았다. 첫 ‘옴니채널 추진 운영위원회’를 열기 위해서였다. 옴니채널은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통채널을 오가며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전략을 말한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옴니채널 전략이 성장에 아주 중요한 과제인 만큼, 빨리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기술력을 키우거나 정보기술(IT)을 가진 중소업체들과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롯데는 올 3월 그룹의 정책본부와 미래전략센터 주관으로 옴니채널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선 2015년까지 ‘매장 픽업서비스’와 ‘위치기반 마케팅’을 선보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전략이 실현되면 인터넷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 앞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물건을 픽업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앱으로 원하는 매장을 찾아가고, 주차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올해 초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한 ‘SSG닷컴’을 선보이고, 지난달부터 SSG닷컴 TV 광고를 시작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TV 광고를 한 것은 2004년 추석 상품권 광고 이후 10년 만이다. 그만큼 통합 온라인 쇼핑몰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는 2010년 온라인 쇼핑몰 디앤샵 대표였던 최우정 상무를 영입하는 등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옥션, G마켓 같은 오픈마켓 도입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SSG닷컴을 비롯해 국내 대부분의 온라인몰이 적자 상태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온라인밖에 없어 투자를 멈출 수 없는 것”이라며 “배송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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