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도 집에선 자녀들 스마트폰 사용 통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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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IT기기 중독 폐해 잘알기 때문”

스마트폰에 빠진 자녀를 볼 때마다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사진)를 원망하던 학부모들이 더욱 열 받게 생겼다. 잡스는 집에서 자녀들의 정보기술(IT) 기기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NYT는 “벽은 대형 터치스크린이고 식탁엔 아이패드가 깔려 있고 아이팟은 널려 있는 ‘컴퓨터 마니아의 천국’ 같은 곳이 잡스의 집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히려 저녁 식탁에서 IT 기기는 화제에 올리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잡스만 ‘IT 금욕(禁慾)’을 교육한 게 아니었다. IT전문지 ‘와이어드’의 전 편집장이자 무인비행기 제조사 ‘3D로보틱스’의 대표인 크리스 앤더슨은 6∼17세 자녀 5명의 IT 기기를 철저히 관리, 통제한다. 자녀들이 그를 ‘파시스트’라고 비난할 정도다.

IT 거물들은 “IT 기기 남용이나 중독의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성인물에 노출되거나 ‘사이버 왕따’를 당하거나 자신의 인터넷 활동이 사이버 공간을 돌고 돌아 프라이버시 침해 같은 부메랑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IT 거물들은 자녀 연령대별 적절한 통제기준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면 △9세 이하는 평일엔 IT 기기 전면 금지, 주말엔 30분∼2시간만 허용 △10∼14세는 숙제용 컴퓨터만 평일에 허용 △14세가 돼야 휴대전화 허용 △16세가 돼야 스마트폰의 데이터 요금제 허용 등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트위터의 딕 코스톨로 최고경영자(CEO)는 10대 자녀 2명의 IT 기기 사용을 사실상 무제한 허용한다. 그는 “대학 시절 기숙사 옆방 학생이 코카콜라를 상자째 쌓아놓고 먹는 걸 봤다. (중고교 시절) 그의 부모가 탄산음료를 못 먹게 했기 때문”이라며 “이처럼 지나친 통제는 부작용만 낳는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스마트폰#잡스#터치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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