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혁신 엔진 가동’은 삼성전자 같은 세계 유수의 기업이 늘 목마를 수밖에 없는 덕목이다.
혁신을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압도할 수 있는 제품을 계속 개발해야만 시장 영향력을 유지 또는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전자업계에서 부족한 혁신과 창의력은 소니, 노키아, 모토로라처럼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모든 전자 기업의 조직문화가 혁신적이거나 창의력을 발휘하기에 좋은 구조를 갖추고 있는 건 아니다. 스마트폰, 반도체, TV 등 주요 전자 제품에서 모두 세계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삼성전자 직원들이 ‘자기비판’을 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상훈 사장이 주관한 임직원 온라인 대토론회를 통해서다. 토론에 참여한 임직원 중 많은 수는 회사 조직문화에 혁신적인 면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토론회 때 나왔던 아이디어 중 ‘혁신적인 조직문화 만들기’와 관련된 내용들을 최근 ‘우수 제안’으로 대거 선정한 뒤 제도 개선에 나섰다. 사내벤처 성격을 띤 팀인 ‘C랩(크리에이티브랩)’을 더욱 활성화하고 건설적인 실패 사례를 공유하는 행사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 사례. 회사 안팎에선 삼성전자의 이런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가 혁신과 창의력을 강조해왔지만 실제 조직문화에선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전병준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인사조직)는 “삼성전자처럼 거대한 조직이 실무자들이 낸 조직문화 개선 제안들을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빠르게 적용하는 건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라며 “그만큼 삼성전자가 혁신과 변화에 목마르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혁신적인 조직문화 만들기 움직임이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와 후발 기업들의 거센 도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해진다. 이번에 선정된 우수 제안들이 모두 과장급 이하의 ‘젊은 삼성맨’들의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