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 주장대로 몰수적 누진세 시행땐 연봉 1억 소득자 6000만원 세금 물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7일 03시 00분


재계 ‘피케티 찬반 논쟁’ 가세 “무분별한 신드롬 경계해야”

“피케티가 주장한 대로라면 우리나라 연봉 1억 원(상위 10%) 소득자는 매년 6000만 원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공산주의나 다름없는 것이다.”(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고소득자에 대한 몰수적 누진세를 요구하는 피케티의 주장은 기업 투자와 고용의 역할을 무시한, ‘배아픔’의 인간정서를 부추긴 이론이다. 이런 주장이 한국사회에서 호소력을 가진다면 한국의 성장신화는 멈추고 말 것이다.”(현진권 자유경제원장)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가 개최한 ‘피케티-21세기 자본론과 한국 경제’ 세미나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프랑스 경제학자인 토마스 피케티는 21세기 전 세계적 현상인 ‘부의 불평등’ 문제를 분석하고 고소득층에 대한 급진적 과세를 주장해 국내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 경제학자들은 무분별한 ‘피케티 신드롬’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 교수는 “소득 상위 0.5∼1%에게 80∼90%의 몰수적 누진세를 물리자는 주장은 기업 투자나 고용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케티의 분석이 한국 실정과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의 소득 불균형은 급속한 인구 고령화가 가장 큰 이유”라며 “노인인구가 적었던 1980년대에는 소득 하위 10%에서 60세 이상 노인 비율이 10%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82%로 급증했다”고 꼬집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소득집중도가 1990년대 중반 이후 다시 급상승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제 복지지출을 본격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한국에 맞는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피케티#몰수적 누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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