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개발한 전력용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독일 북부지방 변전소에 설치돼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가동 중인 변전소에 ESS가 들어가는 것은 유럽에서 처음이다.
16일(현지 시간) 독일 전력회사인 베마크는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독일 북부 슈베린 변전소에서 삼성SDI의 ESS가 설치된 배터리파크 준공식을 열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독일의 전력용 ESS 설치 사업이 가장 활발하다는 점에서 삼성SDI에 슈베린 배터리파크 가동은 큰 의미가 있다. 이 배터리파크는 리튬이온 전지를 탑재한 ESS를 통해 앞으로 이 지역 1000가구가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전기량인 5MWh를 공급하게 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독일 내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2년 가까운 실증 기간을 거쳐 실제 가동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번 설치를 계기로 변전소와 연계된 전력용 ESS 실증 데이터와 노하우를 확보해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수주 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독일처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려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전력용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4월 이탈리아 전력회사인 에넬의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에 ESS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시스템통합(SI) 업체인 S&C와 공동으로 영국 전력회사인 UKPN에도 11MWh급 ESS를 공급했다. 독일에 이어 이탈리아와 영국에서도 ESS가 실증 기간을 거쳐 실제 가동에 들어가면 삼성SDI는 유럽 ESS 빅3 시장을 모두 선점할 수 있게 된다.
삼성SDI는 16일(한국 시간)에는 한국전력의 ‘전력계통 주파수 조정용 ESS 시범사업(배터리 부문)’에서도 절반 이상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의 품질을 좋게 유지하려면 송변전 과정에서 주파수가 출렁일 때 전력을 추가로 투입해 이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줘야 한다. 이 역할을 ESS가 대신해 줄 수 있게 하는 것이 전력계통 주파수 조정용 ESS 사업이다. 한전은 이 사업이 확대 시행되면 앞으로 연간 3200억 원의 전력비를 절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납품해온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2010년 이후 소형 리튬이온 2차전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SDI가 점차 대형 전지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셈”이라며 “ESS 사업은 삼성그룹이 꼽는 차세대 먹을거리 중 하나라 앞으로도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전력용 ESS ::
평소 미리 전력을 저장해 뒀다가 전력 수요가 몰릴 때 저장했던 전력을 방출함으로써 공급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리튬이온 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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